"너 스마트폰 중독이야" 자녀 탓만?…부모 '뜨끔'할 연구 결과 나왔다

부모가 스마트폰 자주 보면 자녀도 '중독'될 확률 80% 육박

부모가 스마트폰을 자주 보는 등 의존도가 높으면 자녀도 스마트폰에 중독(과의존)될 확률이 80%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팀은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도와 자녀의 스마트폰 의존도의 전이 관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중독에 취약하면서 사회적 관계가 확대되기 전 단계인 초등학교 6학년생과 이들의 부모 각각 222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일상생활 장애(5문항), 가상 세계 지향성(2문항), 금단(4문항), 내성(4문항) 등 총 15개 문항에 각각 1~4점(전혀 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을 매겨 스마트폰 의존도를 저의존형, 평균형, 고의존형으로 분류했다.

일상생활 장애 항목에는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업무 능률(학교 성적)이 떨어진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등이 포함됐다. 가상세계 지향성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면 온 세상을 잃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더 즐겁다 등이다. 금단은 사용 여부에 따른 증상을, 내성은 자기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부모의 경우 저의존형 비율은 33.9% 평균형 49.5%, 고의존형은 16.6%였다. 자녀는 저의존형 36.4%, 평균형 40.3%, 고의존형 23.3%였다. 원래 아동은 성인보다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고 즉각적인 보상과 자극을 추구하는 특성이 있어 스마트폰 의존 문제에 취약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단, 부모의 스마트폰 중독 수준에 따라 아이의 의존 정도는 달라졌다. 부모가 고의존형이면 78.6%의 자녀가 고의존형이었고 평균형이거나 저의존형인 경우는 각각 11.8%, 9.7%에 그쳤다. 평균형 부모의 자녀 51.5%는 평균형이었고 저의존형은 32.9%, 고의존형은 15.9%로 집계됐다. 저의존형 부모는 54.4%의 자녀가 저의존형이고 평균형과 고의존형은 각각 37.9%, 7.6%였다.

결론적으로 모든 유형에서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도 유형이 자녀에게 동일하게 전이될 확률은 절반이 넘었다. 부모가 스마트폰에 더 많이 중독될수록 자녀 역시 의존도가 증가한다는 점도 아울러 관찰됐다. 부모가 자녀가 함께 있는 시간이 길고 대화를 많이 하는 등 긍정적인 양육 태도를 갖출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낮았다. 연구팀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패턴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부모가 자녀와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돕고 가족 중심의 스마트폰 사용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