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잔 줬다며 폭행해 살해한 20대, 2심서 징역 23년

핀잔을 들었다는 이유로 모임에 만난 사람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2심에서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조선일보DB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설범식)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27)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3년에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작년 6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술집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술을 마시던 중 한 참석자를 5분간 80차례 정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인근 마트에서 로또를 사려다가 피해자에게 욕설과 함께 ‘담배나 사라’는 얘기를 듣자 피해자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데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학창 시절 ‘극진공수도’라는 무술을 약 6년간 배웠고 관련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미성년자일 때부터 폭력 사건으로 수차례 보호처분을 받았으며, 2017년 이후 같은 전과가 여섯 차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의 살인 범행은 사실상 별다른 이유가 없는 무작위 살인에 해당한다”며 “범행의 방법과 수법 역시 잔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의 범행 직후 피해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됐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보존적 치료를 받다 결국 사망했다”며 “A씨가 수차례 폭력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 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을 더해 보면 처벌을 가볍게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