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기 한국 영화산업 함께 해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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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정점에 올랐던 한국영화는 그 화려함 뒤에 수많은 불공정 폐해를 감추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2024년 한국영화는 오래 시간 묵혀온 각종 불공정과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의 공세로 격변하는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공정성과 다양성 양측면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등 영화 단체 18곳은 이날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영화인연대) 발족식을 열고 한국 영화의 위기를 맞아 함께 대처해가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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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정점에 올랐던 한국영화는 그 화려함 뒤에 수많은 불공정 폐해를 감추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2024년 한국영화는 오래 시간 묵혀온 각종 불공정과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의 공세로 격변하는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공정성과 다양성 양측면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27일 저녁 서울 종로구 한 카페를 영화인 500여명이 꽉 채웠다. 1990년대 말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안에 반대해 톱스타급 배우부터 현장 스태프들까지 투쟁을 벌였던 때 이후로 가장 많은 영화인들이 모인 자리였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등 영화 단체 18곳은 이날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영화인연대) 발족식을 열고 한국 영화의 위기를 맞아 함께 대처해가기로 결의했다.
스크린쿼터감시단(2000년 스크린쿼터문화연대로 전환) 활동 이후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아울러 영화인들이 힘을 합한 건 처음이다.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극장 관객수와 흥행 양극화, 이로 인한 영화 투자 중단 등 연쇄적으로 산업 붕괴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 지원 예산 반토막 삭감으로 독립·예술영화 생태계가 무너지는 위기가 동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영화인연대는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련 토론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부천국제영화제, 국회 토론회 등을 열어 스크린 독과점, 홀드백(극장 개봉 이후 오티티 등 다른 상영 플랫폼 공개까지 걸리는 시간), 객단가(입장권 실제 판매가격) 하락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또 지난 6월과 7월 초에는 영화관 입장료 인상 담합과 관람료 불공정 정산 등의 혐의로 시민단체 등과 함께 멀티플렉스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스크린쿼터감시단 단장을 하기도 했던 정지영 감독은 이날 “한국영화가 승승장구해오다 어느 시점부터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국회에 질문하면 각자 입장이 다르다는 이야기만 반복돼왔을 뿐”이라며 “논의가 공전하는 것을 막고, 실제적인 문제 해결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인연대는 공정환경 특별위원회와 독립영화 특별위원회를 꾸려 영화산업 활성화와 독립·예술영화 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참석한 한 중견 제작자는 “그동안 대기업 수직계열화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하면서 영화계를 움직여온 대기업과 대립각을 세워온 게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 이후 극장 관객이 줄면서 멀티플렉스와 대기업 투자배급사도 큰 손해를 본 만큼 모두가 위기의 당사자라는 관점에서 합심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인 연대 출범은 코로나 이전 영화산업이 호황이라는 이유로 홀드백 붕괴와 스크린 독과점, 예술영화관 부족 등 이미 내재했던 문제들을 외면해온 영화인들의 자기반성적 의미도 담고 있다. 영화인들은 이날 성명에서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이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단초가 됐다”며 “독과점 폐해로 방치된 시장을 건강한 생태계로 만들고 독립·예술 영화에 대한 예산 복원에서 더 나아가 대폭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영화인과 문화예술인, 그리고 시민들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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