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열정이 민폐만 양산하니 신하균 어깨가 너무 무겁다('감사합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7. 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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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신하균과 이정하 조합은 과연 시너지를 내고 있나

[엔터미디어=정덕현] 신하균의 쌍꺼풀이 짙게 드리워진 피로 가득한 얼굴만 봐도 집중이 된다. 그 표정 연기 하나만으로도 tvN 토일드라마 <감사합니다>에 몰입감이 생긴다. 무언가 심각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고, 그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나선 신차일(신하균)이라는 인물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바로 신하균이라는 배우가 <감사합니다>에 부여하는 무게감이다.

하지만 신하균이 연기하는 신차일 팀장이 만들어내는 이 힘을 과연 JU건설 감사팀 사람들이 제대로 받쳐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단 캐릭터들의 역할이 그렇다. 염경석(홍인) 차장은 자신이 앉을 자리인 줄 알고 있었는데 외부에서 팀장 자리를 치고 들어온 신차일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사에 투덜대고 신차일을 깎아내리는 것으로만 일관한다. 웃음을 주기 위한 캐릭터일 수 있지만 문제는 별로 웃기지 않다는 점이다. 끝없이 깐족대는 캐릭터는 마치 귓가에 계속 울리는 모기소리처럼 몰입을 깨는 느낌이다.

옥아정(이지현) 과장이나 문상호(오희준) 대리도 역할을 하긴 하지만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이들이야 보조적인 캐릭터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신차일을 돕는 구한수(이정하)와 윤서진(조아람)의 존재감이다. 초반만 해도 이 젊은 감사팀 직원들의 모습은 신차일과 때론 대립하고 때론 협업하면서 감사팀의 시너지를 만드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조금씩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윤서진의 경우는 신차일 감사팀장과는 대척점에 있는 황대웅(진구)의 조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딘지 자신의 업무와 사적 혈연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 됐다. 그 설정은 결코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부딪침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이 캐릭터가 잘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고민하는 역할이 과연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뭐든 스스로 선택하기 보다는 어딘지 신차일의 지시에 움직이는 수동적인 인물처럼 느껴진다.

더 약점으로 여겨지는 건 구한수라는 캐릭터다. 사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하나 감사를 해나가는 베테랑 신차일과 달리 구한수는 감사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과의 사적 관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부실 타워 크레인이 붕괴되는 사건을 다룬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도 현장 소장과의 사적 관계에 휘둘려 본질을 보지 못하는 면모를 보였고, 회사 내 기밀을 빼돌리려는 기술개발팀의 감사에 있어서도 친한 동기에 대한 끈끈한 관계로 무리한 감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캐릭터 설정은 신차일이라는 칼 같은 성정의 감사팀장을 부각시키는 것이면서, 동시에 구한수 역시 미숙하지만 정이 많고 그래서 성숙해가는 과정을 담겠다는 취지일 게다.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구한수가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신차일을 방해하고 더 어렵게 만드는 상황들로 여겨지는 면이 있다. 과한 열정이 오히려 민폐를 만들고 있다고나 할까. 그러니 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남게 되는 건 신차일이라는 인물 혼자 모든 걸 감당해나가는 독주다. 그래서 이 인물이 돋보이긴 하지만 그 어깨가 너무 무겁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여기에는 같은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그 인물을 좀더 능동적으로 보이게 하거나 혹은 매력을 부여하는 연기적인 측면들이 요구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정하와 조아람이 연기로 구현해낸 캐릭터에서는 이런 점들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신하균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시청자들이 많지만, 그의 어깨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를 받쳐주는 연기가 약해서 생겨난 문제일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이들 캐릭터를 너무 부수적으로 그려내고 신차일 중심으로 끌어낸 데서 생겨난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감사팀이 함께 거두는 승리가 아닐까. 신차일이라는 돈키호테 하나의 승리가 아니라.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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