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건희 `올림픽 정신` 이어받아 `민간외교관` 활약
'펜싱 金' 오상욱 결승전 직관도
기업인 오찬·개막전야 만찬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친인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스포츠 정신'을 이어받아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새로운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이 회장은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 현장을 직접 찾아 글로벌 기업인 뿐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맡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4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고,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 미팅 등 일정 소화에 나섰다. 이 회장은 피터 베닝크 전 ASML 최고경영자(CEO) 등 반도체·IT·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중요 비즈니스 현안·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7일(현지시간)에는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과 함께 파리 그랑팔레 관중석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을 지켜보며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오상욱을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5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글로벌 경제 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오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인맥을 한층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이날 만찬에는 IOC 위원 100여명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프레데릭 10세 덴마크 국왕, 알베르 2세 모나코 왕자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올림픽은 기업인에게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고객사와 협력 확대 기회를 모색하면서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중요한 무대로 평가된다. 전 세계의 많은 글로벌 기업 CEO들이 이번 파리에 집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삼성의 경우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의 브랜드 가치가 31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세계 5위인 914억달러로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연을 맺고, 현재까지 다양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8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11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해외 출장을 다녀 평창 개최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선대회장이 대한레슬링협회장을 맡았던 1982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은 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세계선수권 4개 등 40개의 금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도 냈다.
이 회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파리 올림픽을 찾는 등 부친의 뜻을 계승해오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다양한 혁신 기술로 올림픽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선수들을 대상으로는 약 1만7000대의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배포해 각국 선수들의 언어 장벽을 없앴고, 파리 중심의 센강을 따라 6㎞간 퍼레이트가 펼쳐진 개막식에서는 선수단 보트에 '갤럭시 S24 울트라' 200대 이상을 활용해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이 촬영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IOC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영광의 순간을 갤럭시 폰으로 직접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오는 10월31일까지는 파리서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운영하고, '갤럭시 AI'의 혁신 기능 체험을 비롯해 역대 올림픽 에디션 휴대폰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인 토니 에스탕게는 "삼성전자는 선수와 팬 그리고 전세계를 연결해 다양한 영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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