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과 영유권 분쟁 암초에 물자 보급…중국 "전 과정 감독"

정은지 특파원 2024. 7. 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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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중국의 방해 없이 물자를 보급했다고 AFP통신 등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기자와의 문답 형태의 입장문을 통해 "런아이자오 암초 상황 관리에 대해 필리핀과 합의한 임시 조치에 따라 중국 해양경찰청의 감독 하에 필리핀 측이 생활 물자 운송 및 보급을 시행했다"며 "이는 중국 측에 사전 통보 하에 진행됐으며, 중국 측이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인도적 생활 물자만 수송돼 중국 측은 이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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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완화 잠정 합의 후 처음 …'불미스러운 사건' 없어
왕이 "필리핀 약속 어기지 말라…역외 국가 혼란 부추겨"
남중국해 스트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내 산호초인 런아이자오(필리핀 명 아융인 영어명 세컨드 토마스). 2023.03.0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중국의 방해 없이 물자를 보급했다고 AFP통신 등이 28일 보도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필리핀 군대를 위한 생필품을 전달하고 병력을 교대하는 임무를 '불미스러운 사건 없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과 필리핀이 최근 상황 완화와 관련한 잠정 합의에 도달한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는 "필리핀 해안경비대의 호위를 받은 선박 한 척이 지난 26일 시에라 마드레함에 물자를 보급하고 교대 업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간위 중국 해경 대변인은 "중국과 필리핀이 합의한 임시 합의에 따라 보급 임무를 수행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기자와의 문답 형태의 입장문을 통해 "런아이자오 암초 상황 관리에 대해 필리핀과 합의한 임시 조치에 따라 중국 해양경찰청의 감독 하에 필리핀 측이 생활 물자 운송 및 보급을 시행했다"며 "이는 중국 측에 사전 통보 하에 진행됐으며, 중국 측이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인도적 생활 물자만 수송돼 중국 측은 이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중국은 '3가지 원칙'에 입각한 중-필리핀 간 협정에 따라 이번 물자 보급이 이뤄졌다며 "런아이자오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와 그 인근 해역에 대해 중국은 영유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가 언급한 '3가지 원칙'에 따르면 필리핀은 토머스 암초에 좌초한 군함을 파견해 중국의 주권을 침해했으며 중국은 여전히 필리핀 측에 이 함정을 예인해 무인도인 런아이자오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대해 충분한 역사적·법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며 "런아이자오는 중국 고유의 영토로 필리핀은 군함을 통한 불법 점거를 통해 이 지역의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영구 초소로 개조하려하는 등 중국 측에 한 약속을 여러차례 어겼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최근 중국과 필리핀 간 잠정 합의에 따라 현장 확인과 전 과정 감독 하에 필리핀 측이 생활 물자 운송과 보급을 하기로 했으며 필리핀은 약속을 어기거나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며 "개별 역외 국가들은 도처에서 혼란을 부추기고 심지어 중거리 미사일을 이 지역으로 옮겨 대립을 선동하려 하는데, 이는 이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필리핀과 중국은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서 거듭 충돌해 왔다. 이곳은 국제해양법상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해 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군은 이곳에 1999년 좌초한 군함 '시에라마드레'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병력을 상주시키며 정기적으로 보급품을 전달해 왔지만 중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거나 해경선을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급기야 지난달 17일에는 중국 해경이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해군 선박을 공격하고 도끼와 마체테 등 흉기를 휘둘러 필리핀 군인 1명의 손가락이 절단되고 부상자가 여럿 발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필리핀과 동맹인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남중국해 갈등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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