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중독성 있네”… 車 사용설명서 ‘맛집’ 떠오른 ‘기아 사용설명서’ [모빌리티&라이프]
유튜브 ‘Kia(기아) 사용설명서’ 채널에 올라온 쇼츠의 내용 중 한 대목이다. 기아 차량에 장착된 전자식 변속 레버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단순한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1일 게시된 이 영상은 28일 현재 29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조회수는 500만회가 넘는다. 국문 채널의 경우 구독자 1000명이 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는데, 이달 들어 약 3주 만에 1만명이 늘었다.
“의외로 중독성 있어서 무한반복했다”, “광고 여러 개보다 이런 영상 하나가 더 친근하다”는 반응이 댓글로 달렸다.
기아 사용설명서 채널 담당자를 수소문했다. 의외로 마케팅 부서가 아닌, 고객 매뉴얼을 만드는 현업 부서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었다. 때문에 수익 창출이나 인기보다는 정보 제공이 우선이다. 20명 가까이 되는 팀 내 집단지성을 모아 균형잡힌 영상들이 탄생했다. 이 가운데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막내사원 김자경 기아 오토랜드광명 오너십기술정보팀 매니저를 화상 인터뷰로 만나봤다.
“오너십기술정보팀에서 신설해서 운영, 관리, 컨텐츠 제작까지 담당하고 있다. 차종이 늘어나고 차량 신기술이 다양해지면서 ‘하우투’(설명) 비디오가 과거보다 10배 증가했다. 별도로 설명만 제공하는 채널이 고객에게 편리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신설하게 됐다.”
-오너십기술정보팀으로 검색해보니 정비지침서 같은게 나오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저희 채널은 지난해 11월 첫 시작됐다. 정석적으로 정보 전달하는 영상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쇼츠는 올해 4월 처음 시도했다. 고객이 필요한 정보 얻고자 할때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채널이 커지고 인지도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검색을 해도 다른 자동차 유튜버가 상위에 노출됐다. 1분짜리 영상조차 길다고 느껴질만큼 짧은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이를 이용해보자는 내부 의견이 나왔다. 압축된 내용만 전달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형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후킹형 두가지로 시도해봤다.”
EV3의 변속 레버를 설명하는 쇼츠 외에도 고양이 ‘밈’을 사용한 V2L(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끌어 쓸 수 있는 기술) 설명 쇼츠(64만회), EV9의 후진 시 아웃사이드 미러 자동 하향 기능을 10초 이내로 설명하는 쇼츠(53만회) 등 짧은 시간에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의 반응이 좋다.
-‘변속이 이렇게 편할거였나’ 쇼츠는 조회수가 엄청난데 이런 반응을 예상했나.
“이렇게까지 조회수가 많이 나올지 몰랐다. 저희 차량에 처음 탑재된 기능도 아니고, 기존부터 현대차·기아에 적용해온 기능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미사여구,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정보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앞으로도 어렵게 설명하는 것보다 좀더 고객이 이해하기 쉽고 단순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끔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EV9 브레이크 디스크 클리닝 영상. 아이템을 개발하고 차량 어떤 항목 만들지 고민하다 새로 알게된 기능이다. 채널이 조금더 뜨기 전에 빠른 알고리즘을 탔던 영상이기도 하다. 이런 기능을 몰랐는데 해봐야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배우 없이 3D 모델링 영상을 사용하고 AI(인공지능) 목소리를 사용하는 콘텐츠가 많은데 한편당 제작 시간은.
“실제 사람이나 차량 등장하는 영상 제작하다가 모델링으로 제작하고 있다. 항목을 발굴하고 시나리오 제작·기획, 연구소 감수까지 거쳐 전체적인 기간은 3개월에서 그 이상이 걸린다. 쇼츠는 기본 메인 영상에서 파생된 형태로 제작된다.”
-앞으로 만들 영상은.
“그동안 공식적인 책자에서 내용 추출해서 제작해왔다. 나도 똑같이 운전자라고 생각하고 어떤 정보가 유용한 꿀팁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제작할 것이다. 누군가를 웃기는 개그채널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고, 늘 재미보다는 정확한 정보가 1순위”라고 말했다. ”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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