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3조 규모 태운다…자사주 소각에 은행주 고공행진
주요 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 상태에서는 배당을 늘리는 것보다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 주가 가치를 높이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역대급 실적과 함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은행주는 고공행진 중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현재 5억900만주인 주식 수를 2027년 말까지 4억5000만주까지 줄일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되는 금액만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 회장은 평소에도 경쟁사 대비 많은 주식 수를 주가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식 수가 많아 시가총액과 수익에서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주가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주식 수를 줄이면 같은 시가총액과 배당 총액이 유지될 경우 주당 가치와 배당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과 배당금 증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특히 저PBR에서는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소각이 더 효과가 있다는 게 금융지주의 판단이다. 신한금융은 PBR 1배 이하에서는 자사주 소각 중심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신한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현재 0.45배 수준으로 경상 ROE(자기자본이익률)와 자기자본비용 등을 감안한 이론적 PBR(0.9배)의 절반에 불과하다. PBR을 높이기 위해 CET1(보통주자본비율) 13% 이상을 유지하면서 ROE와 주주환원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주식 수를 10% 이상 줄여 주당가치(TBPS·유형자본에 대한 주당가치)를 13만원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다른 금융지주사도 자사주 매입·소각에 적극적이다. KB금융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4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지난 2월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을 더하면 올해에만 총 7200억원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쓸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5720억원)를 넘어섰다.
KB금융 역시 낮은 PBR 상황에서는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KB금융은 분기당 3000억원 규모의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식 수가 줄면서 같은 3000억원이 배당에 쓰여도 2분기 주당 배당금은 전분기(781원)보다 증가한 791원으로 결정했다.
하나금융(하나금융지주)은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상반기 내 조기 마무리했다. 매입한 자사주는 다음 달 중 전량 소각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연 1회로 제한하는 건 아니지만 주가, 금융시장 상황, 실적, 자본비율 등 고려해 탄력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우리금융지주)은 지난 3월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지분을 1366억원에 매입해 소각했다. 지난 25일 은행지주회사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계획도 밝혔다. 총주주환원율 40% 이내에서는 현금 배당 성향을 30% 수준으로 실시하고 나머지는 전액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은 CET1에 따라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CET1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금융지주의 호실적과 자사주 매입·소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에서 금융주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 25일 신한금융은 전일보다 6.42% 상승한 5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날 우리금융(1만6180원)은 11.36%나 급등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4.64%, 4.27% 올랐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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