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거면 연차 써" 태풍 뚫고 출근하는 직장인.. 지각하면 괴롭힘

직장갑질119 조사 결과 발표
자연재해에도 정시에 출·퇴근
15.9% "늦었다 불이익 경험"
"실질적인 제도 마련 등 필요"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보육교사 A 씨는 지난해 8월 태풍으로 휴원 명령이 내려지자 '나오는 애들이 없으니 개인 연차 차감하고 하루 쉬라'는 원장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서류 업무를 위해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체육시설에서 일하는 B 씨는 고용주가 '비·눈으로 인한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 조항을 악용해 비 오는 날마다 출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장마 기간 임금이 대폭 줄어들까 우려를 표했습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6명은 태풍과 폭염,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정시 출·퇴근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8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응답자의 61.4%는 정부가 재택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권고한 상황에서도 정시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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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직장인 15.9%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괴롭힘, 불이익을 경험하거나 동료가 경험한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직장갑질119는 공무원이 아닌 노동자의 경우 현행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에 천재지변, 자연재해 상황과 관련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 자연재해 시 출퇴근 시간 조정이나 유급 휴가 여부가 전적으로 개별 사업장 내규나 고용주 재량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조주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현행 노동관계법령에 의하면 사용자가 허용하지 않는 한 재난 상황이라도 지각·결근은 근로자의 귀책사유일 뿐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 또한 오로지 노동자 책임"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실질적인 제도와 법령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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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