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괴뢰 안받는다더니” 라오스 북한식당 韓관광객 ‘북적’
평일 저녁에도 한국인 단체 손님 곳곳에
아리랑, 휘파람 등 공연...사진촬영 자제
北식당운영은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韓정부 “단순 이용 처벌아니지만, 이용 자제 권고”
[비엔티안=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지난 25일 방문한 라오스 비엔티안 시내의 북한식당 백두-한나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2국가’로 선언 이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한국인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지만, 라오스에서는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 평일 저녁임에도 이날 홀에 있는 10여개의 테이블 중 절반은 한국인 단체손님으로 가득차 있었다. 검정색 청바지에 분홍색 블라우스를 입은 북한 종업원들은 손님을 안내하고, 음식을 서빙 하느라 분주했다.
북한 종업원은 “(저희들이)김치부터 다른 음식까지 모두 직접 만들었다”며 술이나 음식이 부족한지 계속 말을 걸며 응대했다. 다만 사진촬영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제지하며, 음식만 찍는 것도 안된다고 했다.
오후 7시를 넘어서자 서빙을 하던 종업원들이 홀 앞쪽에 있는 무대에 올라 공연을 진행했다. 일부 종업원들은 알록달록한 한복 등 화려한 의상으로 바꿔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날 1시간여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는 아리랑, 아리랑 고개, 휘파람, 베사메무쵸, 각종 클래식 메들리 등 노래가 연주됐다. 공연에는 드럼, 일렉기타, 전자키보드 등 악기를 기본으로 하고, 장구 등 전통악기도 중간에 활용됐다.
적대적 2국가를 선언하기 전 과거에는 ‘우리의 소원’을 부르기도 하고, 직원들과 손님들이 어우러져 기념촬영도 했다. 이날은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공연이 끝나자 조용히 손님들이 하나둘 자리를 일어섰다. 외화벌이를 위해서 한국 손님은 받고 있지만, 과거보다 한국 사람과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직원들은 1시간 가량의 공연을 마친후에는 손님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치우고, 하나하나 직접 정리했다. 일부 직원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노래를 부르고, 치우기까지 하느라 지친 기색이 얼굴에서 묻어났다. 손님들이 나가는 동안에는 겨울연가 OST 피아노 연주버전이 흘러나왔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라오스에는 북한 식당 4곳이 운영 중이다. 보고서는 북한식당이 중국, 라오스,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성업 중이며 이를 통해 연간 7억달러를 벌어들인다고 밝혔다. 주로 이렇게 벌어든인 외화는 북한으로 불법 송금된다.
북한의 노동자 해외파견은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2020년부터 금지됐다. 이에 라오스에서 운영되는 식당도 안보리 제재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인이 해외에서 북한 식당을 이용하는 것은 법적 위반의 소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단순 북한 식당 이용은 남북교류협력법 상 접촉으로 보기 어렵지만, 유튜브 제작 등 상업적인 목적으로 여러 차례 북한 식당을 방문하는 것은 교류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식당을 단순 방문하더라도 불필요한 미찰 등이 발생 될 우려가 있는 바, 가급적 북한 식당 이용을 자제하는 것을 권장 한다는게 정부 입장”이라고 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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