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봤자 외톨이' ARF 흥미 떨어진 北…'마이웨이' 외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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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라오스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국제적 고립'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됐다.
사나흘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이 소화하는 일정은 많지 않다.
북한이 지난 2000년 가입한 ARF엔 아세안 10개국과 한미일 3국, 중국, 러시아 등 총 27개 국가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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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지키다 '韓 패싱'·'美 비판'만…뚜렷해지는 국제무대 고립
(비엔티안=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라오스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국제적 고립'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됐다.
사나흘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이 소화하는 일정은 많지 않다. 유일하게 참가하는 다자 안보 협력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와 회의 개최 전날 열리는 만찬 등이다.
그마저도 북한이 최근 6년간 외무상 대신 '급'이 낮은 대사급 인사를 파견하며 활동 범위가 매우 제한된 모습이다. 다자무대를 계기로 한 별도의 양자회담 등은 애초에 기대도, 추진도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올해 ARF엔 최선희 외무상 대신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대사가 참석했다. 27일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에 참석한 리 대사는 회의장에서 활발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본인 자리만 지켰다.
북한이 지난 2000년 가입한 ARF엔 아세안 10개국과 한미일 3국, 중국, 러시아 등 총 27개 국가가 참석한다. 다자회의 특성상 각국의 장관급 수석대표들은 회의 시작 전 인사를 나누며 '외교 스킨십'을 나눈다.
하지만 리 대사가 ARF 회의장에서 제대로 소통한 인물은 바로 옆자리로 배정된 왕이 중국 외교부장뿐이었다.
리 대사는 왕 부장과의 소통 시간 외에는 대체로 자리에 앉아 회의 자료만을 검토했다. 심지어 같은 회의장에 있는 최근 '최대의 우방국'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에게도 다가가지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 역시 활동폭이 좁긴 마찬가지였는데, 이번 ARF 회의장에서 확인됐듯 국제사회는 북러의 밀착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번 ARF에서 리 대사에게 주어진 '임무'는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미국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히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나 한국 언론을 접촉하게 되면 반응하지 않는 것 크게 2가지로 보인다.
리 대사는 지난 26일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갈라만찬장에서 조 장관이 직접 찾아가 리 대사의 팔에 손을 얹으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뒷짐을 지고 정면만을 응시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27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건드렸는데 돌아보지도 않더라"며 "반응이 없는 사람을 붙잡고 매달릴 수는 없어 그냥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리 대사는 갈라만찬장과 회담장에서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리일규 참사의 한국 망명 소식을 들었는지', '조태열 장관의 인사를 왜 거부했는지' 등 국내 취재진의 연이은 질문에도 시종일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리 대사가 윗선의 구체적인 지시(접촉 금지 등)를 받은 게 분명하다"라며 "우리는 그간 여러 차례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북한은 리 대사의 행동처럼 지금까지 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련의 상황에서 북한 외무상의 ARF 불참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국제사회 고립 심화 속 ARF 참석은 '형식적' 차원에서 관리하며 '반서방·친러 행보'를 강화하는 '마이웨이' 외교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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