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상륙작전' PD "박세리, 음식에 진심… 섭외 대만족" [인터뷰]
박세리·하석진, 섭외 1순위 캐스팅
현지에서 발로 뛴 출연자들의 열정
박세리가 커피 브랜드 P사 논의 고사한 이유
가요계부터 영화계까지 MZ세대를 잡기 위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팝업 스토어를 개최한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는 좋아하는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MZ세대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공략하는 예능이 있다. 바로 '팝업상륙작전'이다. KBS2 '팝업상륙작전'은 MC들이 직접 해외로 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맛집을 찾아 음식을 맛본 후 한국에서 통할 것 같은 식당의 한국 소환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팝업상륙작전'은 누구나 원하는 해외 맛집을 팝업 현장에 소환하는 '해외맛집 직구프로젝트'를 표방, 팝업을 통해 시청자들이 직접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 팀을 이끄는 박세리는 김해준 그리고 브라이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팝업 메뉴를 직접 섭외했다. 여기에 일본 팀의 수장 하석진을 필두로 곽튜브 아스트로 MJ가 뭉쳤다. 이에 '팝업상륙작전'을 연출한 황성훈 PD와 최지나 PD를 만나 여러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신관에서 만난 두 PD는 먼저 팝업스토어의 성료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현지 그 맛을 그대로 대접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킨 성취감이다.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팝업스토어는 연일 빠른 매진을 달성, 시청자들이 '팝업상륙작전'의 상품들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입증했다.
'팝업상륙작전'은 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완성된 예능이다. 1년 전 황 PD와 최 PD는 '한국에 없는 것'을 소개하는 기획을 구상했다. 해외 셰프를 초청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지금의 '팝업상륙작전'이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황 PD는 전작 '편스토랑'의 노하우를 살리며 유통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체결했고 이름 그대로의 '팝업'이 공개될 수 있었다.
음식 소개만큼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출연자들이었다. 현지 시장에서 발로 뛰며 좋은 상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미식가이자 음식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했다. 이에 제작진은 박세리와 하석진에 포커싱했다. 그간 관찰 예능 등을 통해 두 사람이 음식에 대한 열정을 선보였던 터다. 제작진은 올해 1월 박세리와 만남을 가졌다. 황 PD는 박세리의 섭외를 두고 "박세리 감독님은 섭외 1순위였다. 과거에도 커피 브랜드 S사를 국내에 들이기 위해 직접 접촉을 했던 것을 보며 실행력을 갖춘 분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만나니 여러 사업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박세리가 가진 영향력과 맞설 수 있는 대항마로 지목된 것은 하석진이다. 두 PD는 입을 모아 "하석진은 라멘에 대한 진심이 있다. 매사에 진지한 '아재미'에 광기가 있는 포인트가 좋았다. 섭외 요청을 드렸을 때 흔쾌히 '오케이'라는 답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박세리 하석진으로 나뉘어 두 팀이 구성됐고 짧은 일정 안에서 쉴 틈 없이 음식을 맛보고 소개하고 사업적 미팅을 진행해야 하는 미션이 떨어졌다. 제작진에게도 만반의 준비가 필요했다. 일정 안에 론칭 논의가 이뤄져야 성사될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최 PD는 "일정 안에 성사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부딪혔다. 다행스럽게도 출연자들의 진심이 현지에 잘 전달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황 PD는 "미국은 자본주의 그 자체다. 박세리가 직접 부딪히고 제작진이 서포트를 하는 과정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오히려 일본은 장인의 나라다. 자본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장인의 마음을 움직여야 했다"라고 각 나라가 갖고 있는 차별점을 짚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도 있었다. 박세리가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민트 모히또 커피를 파는 P사 브랜드의 본사와의 미팅이 여러 사정 속에서 무산됐다. 다만 물리적으로 촉박한 일정이 문제였으나 P사의 요구를 맞춰준다면 협업이 이뤄질 수도 있었으나 박세리는 강행하지 않았다. 최 PD는 "P사로부터 미팅 제안이 왔을 때 제작진은 비용적인 부분을 계산하고 있었지만 박세리가 진지하게 거절했다. 연출자 입장에서 조바심이 났지만 오히려 이게 박세리 캐릭터와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유독 높은 장벽을 자랑했다는 일본 현지 맛집들의 설득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황 PD는 "매순간이 위기였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안 된다면 다른 곳을 찾아간다는 신념으로 출연자들과 제작진 모두 한 마음이 돼 움직였다는 전언이다.
현지에서 CEO들을 설득한 것은 오롯이 출연자들의 진정성 덕분이다. 제작진은 모든 결정권을 출연자들에게 건넸고 이들은 중한 책임감 속에서 시장 조사부터 협업 결정까지 해내야 했다. 협의가 끝난 후에 재료 수급, 국내법 수입 등 법적인 검토를 거친 후에 지금의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현지 식당의 맛 구현에 대한 평가가 높다. 이는 레시피 전수 후에도 현지 대표단이 직접 한국에 와 싱크로율을 높였기에 가능했던 대목이다.
아쉽게도 2024 파리하계올림픽 중계 여파로 '팝업상륙작전'은 3주 결방, 잠시 쉬어간다. 인터뷰 말미 황 PD는 "제작진으로서 이 방송을 좀 더 봐주셨으면 한다. 쫀쫀하고 재밌다. 편성이 다소 아쉽지만 팝업스토어의 흥행과 더불어 본방송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셨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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