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장 키우겠다"…11월 미 대선 쟁점 떠오른 가상자산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이 미국 대선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친 비트코인'을 외쳐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비트코인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재차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을 포섭하기 위해 물밑작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이 (나의 리더십 아래서) 비트코인 초강대국이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통화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준비자산이란 정부가 비상 상황이나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비해 보유하는 자원으로, 흔히 금이나 외화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는 또 재선에 성공하면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즉시 해임하고 가상자산 자문위원회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겐슬러 SEC 위원장은 평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비우호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분에 가까운 연설 내내 자신의 주장을 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자산 규제와 대비시켰다"며 "이날 연설은 가상자산에 대한 그의 입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급진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줬다"고 짚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 가치는 변동성이 크고 허공에 기반한다"며 반대를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역시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 캠프 측이 최근 '코인베이스', '서클', '리플랩스' 등 업체와 접촉했다고 FT는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 측이 가상자산 관련 업체에 접근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업계에서 강력한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지난 5월 선거 기부금으로 가상 자산을 받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수백만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전 세계적인 암호화폐 투자 회사 '안드레센 호로비츠'는 이 부문에 투자하기 위해 약 80억달러(약 11조840억원)를 모금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또 "비트코인 산업을 망쳤다"며 바이든 행정부와 SEC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 캠프 측은 가상자산 업계와 민주당 사이 관계 개선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해리스가 공략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메시지는 민주당이 친기업적이고 책임감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기부금을 모으는 것과는 관련이 없으며 민주당이 반기업적이라는 미국 고위 간부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 한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민주당원 일부도 해리스 부통령이 더 유연한 정책을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암호화폐 옹호자들은 바이든보다 젊은 나이, 기술 친화적인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가상화폐 정책에 대해 낙관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티코는 또 "암호화폐에 대한 해리스의 입장에 대한 추측은 예측일 수 있다"면서도 "바이든이 대선 경쟁에서 물러나기 전에 그의 진영은 암호화폐 문제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가상화폐 시장의 정치적 쟁점화는 비단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전날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화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 비트코인을 선거 기부금으로 받아왔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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