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으신 분이 누구에게 눈 맡겼나보니 깜놀”…아이폰에 삼성 렌즈 들어간다는데 [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4. 7. 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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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종 기자의 위클리반도체-7월 마지막주 이야기

차기 아이폰에 삼성전자가 만든 ‘눈’이 처음으로 탑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끈끈한 소니와 애플 간 연대를 깨고 삼성이 처음 공급망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미지센서 만년 2위 자리를 극복하고 선두 소니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이번주 위클리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애플 공급 뉴스를 짚어보겠습니다.

“2026년 삼성 이미지센서 아이폰 첫 탑재”
궈밍치 TF인터네셔널 증권 연구원 트위터.
수 주 전부터 업계에선 삼성 이미지센서 제품이 애플의 테스트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쯤이지만 해도 업계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죠.

그러다 지난 25일 마침내 공급 확정 소식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TF인터네셔널 증권 연구원 등은 2026년부터 아이폰에 삼성전자의 상보성금속산화막(CMOS) 이미지 센서가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아이폰의 이미지센서는 원래 일본 소니가 전담 공급해 왔습니다. 삼성전자의 납품으로 2026년 생산되는 아이폰엔 양사 제품이 병행 탑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이폰에 탑재될 삼성전자 첫 이미지센서는 프리미엄급인 1/2.6인치 48MP 울트라와이드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플의 소니 사랑…밀월관계 깨지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소니 카메라 센서 공장에서 아이폰14, 아이폰14프로 모델의 카메라 센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팀쿡 SNS
애플과 소니는 밀월에 가까울 정도로 오랜 파트너십을 자랑합니다. 팀쿡 애플 CEO가 일본 소니의 본사 공장을 직접 방문할 정도죠.

팀쿡 CEO는 지난 2022년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소니 카메라 센서 공장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폰14, 아이폰14프로 모델의 카메라 센서 생산 시설을 둘러봤습니다.

쿡 CEO는 방문을 마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세계 최고의 아이폰용 카메라 센서를 만들기 위해 소니와 10년 넘게 협력해 왔다”며 “구마모토현에 있는 최첨단 시설을 보여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쿡 CEO의 방문 소감은 금세 화제가 됐습니다. 애플이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은 암묵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대표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었기 때문이죠. 일부 외신은 쿡 CEO의 방문에 대해 “이미지 센서는 소니 외에 다른 곳과 앞으로도 협업할 계획이 없다는 신호”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애플과 소니의 파트너십은 TSMC의 합류로 더욱 단단해 졌습니다. 대만 TSMC는 소니와 공동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이 구마모토에서 지었죠.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현지에서 바로 만들어서 애플에 납품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만년 2위 삼성 추격 절호의 기회
지난 2014년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마주친 이재용 회장과 팀쿡 대표. 자료=AP연합뉴스
삼성에게 애플 문호가 열린 건 소니가 최근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5에 탑재되는 카메라 센서를 소니가 제때 공급하지 못해 출시일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삼성에 프리미엄급 센서 개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애플 공급을 기점으로 삼성의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존재감 확대가 기대됩니다.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일본 소니는 55%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인 삼성전자는 약 20% 수준입니다. 만약 아이폰 공급이 현실화하면 둘 사이 격차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함께 TSMC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공장에서 제조되니 파운드리 실적도 자연스럽게 긍정적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억 화소 시대 기술 초격차 노리는 삼성
삼성전자 신작 이미지센서 라인업. 자료=삼성전자
삼성은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픽셀 2억개를 탑재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2022년에는 업계 최소 크기의 픽셀로 구성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내놓는 등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분야를 선도하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왔습니다.

최근엔 ‘2억 화소’ 망원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9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아이소셀 HP9은 0.56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픽셀 2억개를 1.4분의 1인치 옵티컬 포맷(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이미지가 인식되는 영역의 지름)에 구현했습니다.

1인치 이미지센서는 고사양 콤팩트 카메라에 주로 탑재되어 온 핵심 부품으로, 그 규격이 클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낮은 조도에서도 노이즈가 적고 해상도가 더 높은 촬영 결과물을 얻을 수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큰 이미지센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센서가 스마트폰에 탑재될 경우 기존보다 카메라 면적 및 두께가 커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른바 ‘카툭튀’ 현상이 심화하는 주범이 되기도 하죠. 이 때문에 인치를 키우면서 두께를 줄이는 게 핵심 기술력으로 꼽힙니다.

1.4분의 1인치 규격은 차세대 격돌 시장입니다. 시장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7년까지 1.4분의 1인치 옵티컬 포맷의 이미지센서 시장은 연간 약 66.3%(수량 기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매출 기준으로는 연간 약 54.4% 성장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 신작 HP9에 탑재된 고굴절 마이크로 렌즈. 자료=삼성전자
삼성은 면적을 키우면서도 두께를 얇게하기 위해 렌즈에 신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신제품에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고굴절 마이크로 렌즈가 탑재됐습니다. 빛을 모으는 능력을 향상해 빛 정보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렌즈에 굴절률이 높은 소재가 적용되어 빛을 더 정확하게 모아 포토다이오드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픽셀 간 간섭을 감소시키고, 전작 대비 신호 대 잡음비(SNR)를 38% 증가시킵니다. 신호 대 잡음비는 하나의 픽셀에서 생성된 신호 대비 각종 노이즈의 양을 수치화한 값입니다. 노이즈에 의해 손실되지 않는 순수한 신호의 강도로, SNR이 큰 이미지 센서일수록 이미지의 품질이 향상됩니다.

특히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망원 카메라의 감도를 개선했습니다. 3배 망원 모듈을 탑재하면 최대 12배 줌까지 선명한 화질 구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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