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아니면 누가 대권 할 건데?"…친한계의 자신감 [정치 인사이드]

홍민성 2024. 7. 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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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차기 대권 선두로 치고 나선 한동훈
'1년 1개월 성적표'에 안착 여부 갈릴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압도적으로 당권을 잡아내면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분위기다. 벌써 여권에서는 '적수(敵手)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대권까지 이 기류를 이어가기 위해선 약 1년 1개월간 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이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될 난관들이 좀처럼 만만치 않아, 이를 얼마나 잘 헤쳐 나가느냐가 한 대표의 안착 여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제4차 전당대회에서 62.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동안 경쟁 후보 캠프에서 나온 "바닥 민심은 다르다", "여론조사와 실제 당심은 다르다"는 예상을 완벽하게 깨트리고,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구호를 현실화한 것이다.

또 이번 전당대회는 당을 좌지우지해왔던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더 이상 당심이나 민심을 앞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결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여실히 드러난 당심과 민심을 이제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아울러 총선 참패 후 흔들릴 뻔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당권 도전으로써 공고히 하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른 관계자는 "당초 한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돌았을 때만 하더라도, 전당대회가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등판해야 한다는 우려가 많았다"며 "그런데 이번 압승으로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참석자 소개를 받으며 손뼉을 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정치권에서 한 대표의 대권 도전은 기정사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이 없는 한 내년 9월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따라서 1년 1개월 남짓한 기간 한 대표가 당내에서 얼마만큼 입지를 잘 다지느냐가 대권주자로의 성공적인 안착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기간 한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크게 △야당의 특검 공세 방어 △원외 당 대표 한계 극복 △수평적 당정 관계 구축 세 가지로 추려진다.

현재 여권에서는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윤석열·김건희 쌍 특검' 등 여러 특검을 탄핵 소추나 조기 대선의 목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한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 도입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향후 한 대표의 결단에 당내 촉각이 곤두서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의 탄핵이나 조기 대선 의도가 다분한 특검을 한 대표가 잘 방어해내는 게 그가 대권주자로 갈 수 있는 길"이라며 "제3자 추천 특검을 윤 대통령 레임덕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다만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한 대표가 야당의 정권 발목 잡기, 훼방 놓기에 동조하는 게 아니라, 국민적 의혹이 있고, 여야 합의가 이뤄진다면 민심에 따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에는 분명한 반대 입장"이라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원외 당 대표로서 108명의 의원을 상대로 굳건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과제도 주어졌다. 거대 야당에 맞서 당내 '단일대오' 유지에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 일각에서는 전당대회까지는 한 대표의 인물이 일으킨 '바람'이 작용했다면, 지금부터가 진짜 대권주자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줄 때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정 관계 재정립 과제 역시 원내 리더십 확보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관측이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정 관계가 파탄 날 수 있다는 우려가 파다했는데, 한 대표가 결과적으로 당정 관계를 잘 구축하고 거야를 잘 막아낸다면 원외 당 대표로서도 충분히 원내 리더십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이 한 대표를 미래주자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흔들 수 없을 것"이라며 "한동훈이 흔들리면 대권을 누가 할 거냐"고 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를 가장 유력한 여권 차기로 보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대표가 됐다는 것은 여당으로서 가장 희망적이고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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