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시간 훌쩍 넘긴다…'역대 2위' 향하는 필리버스터

30일 오전 종료해도 108시간…21대 국회 전체 기록 넘어서
노란봉투법·전국민 25만원 지원금법도 대기…"더 잦아질 것"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4.7.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방송4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오는 30일 오전까지 이어질 경우 100시간을 넘기게 돼 역대 두 번째 최장 시간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지난 25일 신청해 시작한 필리버스터는 66시간을 넘겼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시8분에 시작된 3차 필리버스터를 다음 날(29일) 오전 중 종결시키고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단 계획이다.

직후 방송4법 중 마지막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상정되면 4차 필리버스터가 시작된다. 마지막 필리버스터는 오는 30일 오전쯤 종료되고 방송4법은 모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가 25일 오후 5시 29분부터 시작된 만큼 30일 오전 5시 29분에 종료된다 해도 이미 108시간이 지난 후다.

당초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24시간을 넘기면 토론 종결권을 활용해 강제종료 시킨 후 4개 법안을 순차로 처리한다는 계획이었다. 단순 산술하면 96시간 만에 필리버스터가 끝나야 했지만, 민주당이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이유로 2차 필리버스터를 29시간 만에 마무리하며 시간이 더 늘었다.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2일까지 192시간 27분 동안 진행된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다. 그다음은 2020년 12월 9일부터 14일까지 89시간 5분(코로나19 상황으로 정회 16시간 제외)간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 21명의 의원이 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의결을 막기 위해 참여한 필리버스터다.

이번 방송4법 필리버스터는 역대 두 번째 최장 시간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것이 유력하다.

또한 22대 국회는 시작하자마자 21대 국회가 4년간 열었던 약 102시간의 필리버스터 기록도 넘어서게 된다. 국회 임기 내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은 20대 국회로 4년간 약 269시간을 진행했다.

문제는 22대 국회가 열린지 두 달도 되지 않았고 이미 해병대원 특검법을 놓고 약 26시간의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향후 쟁점 법안이 남아있는 데다가 여야간 대치 상태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만큼 20대 국회의 기록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방송4법 처리 이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개정안과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 법안 처리도 밀어붙일 계획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야당이 여당을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법안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무기가 필리버스터로 여론에 기대는 것 뿐"이라며 "이대로면 필리버스터는 더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