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삼전, 카카오 … '문제적 주식' 담는 개미들 [시크한 분석]

김다린 기자 2024. 7. 2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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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 높아져
AI 거품론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국내로 넘어온 수많은 변수들
삼전, SK하이닉스 등 약세
카카오는 창업가 구속 쇼크
전기차 캐즘 지나는 LG엔솔
개인투자자들이 약세를 보이는 대형주를 담고 있다.[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8719억원), 삼성전자(8190억원), 카카오(4254억원), LG에너지솔루션(3910억원)…. 최근 일주일(7월 19~25일)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금액 기준 상위에 오른 종목이다. 각 업계를 대표하는 이름난 대형주인 만큼 투자자가 몰리는 게 이상할 건 없어 보이지만,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의외다. 외부 변수에 얽히면서 투자자 애를 태우는 '문제적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 분석➊ 달라진 반도체 온도 =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위, 2위에 오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호실적을 내놓고도 제대로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수혜 대표 종목으로 꼽히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누려왔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간신히 지켜온 '8만전자'가 무너질 위기고, SK하이닉스의 주당 주가는 20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이유는 복합적인데, 가장 심각한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다. 보호무역 강화를 예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이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반도체지원법을 두고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엔 반도체 산업의 '믿을 언덕'인 AI의 미래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반도체 시장의 온도가 달라진 건 구글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다. 당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AI 투자 비용이 예상보다 커진 탓에 2분기 자본지출이 132억 달러까지 늘어난 게 이유였다.이는 시장에서 전망한 122억 달러를 초과한 수치였는데, 그러자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쏟아붓고 정작 'AI 수익화'에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피어올랐다. 이런 'AI 거품론'은 바다 너머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 분석➋ 오너 리스크의 부메랑 = 최근 1주일간 개인투자자가 4254억원이나 사들인 카카오는 주가가 3만원대로 떨어졌다. 오너 리스크 탓이다. 지난 23일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지난해 하이브와 SM엔터 인수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시세조종)다. 김 위원장은 그룹 쇄신과 혁신을 이끌고 있는데, 장기 공백이 불가피하다. 카카오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AI 서비스 론칭, 세계시장 진출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크다.

[자료 | 한국거래소]

■분석➌ 강해진 캐즘 = 카카오 다음으로 개인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역성장 위기에 놓여있다. 전기차·배터리에 각종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녹색 사기'로 규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무서운 변수다.

이런 저런 악재가 터지는 사이 지난 7월 넷째주 이들 종목의 주가는 모두 약세를 띠었다. SK하이닉스는 8.45% 하락했고, 삼성전자는 4.15% 꺾였다. 카카오(-3.75%), LG에너지솔루션(-5.93%)의 주가 흐름도 나빴다.

이런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건 주가 약세를 저점매수 기회로 판단해 주식을 매집했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이들 종목이 악재와 무관하게 실적과 기초체력이 탄탄한 건 사실이다.

다만 투자 결과가 좋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당선 여부, 김범수 위원장 구속, 전기차 캐즘 등 각각의 이슈는 당장 풀기 어려운 복잡한 변수라다. 과연 '문제적 종목'의 문제는 어디까지 갈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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