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폭로' 캐나다 축구 훈련 염탐,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전 대표팀 감독 연루설까지 제기 [파리 2024]

양정웅 기자 2024. 7. 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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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의 훈련을 드론으로 염탐해 파문을 일으켰던 캐나다 여자 축구 대표팀.

ESPN은 "캐나다 대표팀이 드론을 이용해 상대 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관계자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미국축구연맹(USSF)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이미 미국에서는 캐나다의 행태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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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캐나다 여자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의 훈련을 드론으로 염탐해 파문을 일으켰던 캐나다 여자 축구 대표팀. 옆나라 미국에서는 이미 이런 캐나다의 행태를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매체 ESPN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축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최근 캐나다의 타 팀 훈련 염탐은 그동안 있었던 유사한 상황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며 비슷한 일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고 폭로했다.

앞서 캐나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6일 열린 A조 조별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인 뉴질랜드의 훈련장에 드론을 띄워 '도둑촬영'을 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뉴질랜드올림픽위원회(NZOC)에 따르면 비공개 훈련 도중 선수들이 드론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에 프랑스 경찰에 신고했고, 체포된 드론의 조종사가 "뉴질랜드 선수들의 연습을 촬영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프랑스 경찰은 전력분석 스태프 조셉 롬바르디의 호텔 방을 수색했고, 드론 영상을 복구했다. 그제서야 롬바르디는 두 번의 영상 촬영이 상대팀의 비공개 훈련에서 나온 전술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고 인정했다. 결국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는 25일 "롬바르디와 수석코치 재스민 맨더를 대표팀에서 퇴출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베브 프리스트먼 감독은 자진해서 뉴질랜드전 지휘를 포기했다. 팀은 2-1로 승리했지만 여파는 가시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8일 "캐나다 여자 축구대표팀에 대해 조별예선 승점 6을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프리스트먼 감독과 멘더 수석코치, 롬바르디는 1년 자격 정지, 캐나다축구협회(CSA)에는 벌금 20만 스위스프랑(약 3억 1000만원)을 부과했다.

베브 프리스트먼 캐나다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ESPN은 "캐나다 대표팀이 드론을 이용해 상대 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관계자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미국축구연맹(USSF)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이미 미국에서는 캐나다의 행태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매체는 한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2021년 1월 미국 남자대표팀은 캐나다와 경기를 앞두고 플로리다주의 IMG 아카데미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옆 경기장에서 미국의 훈련을 지켜보는 사람을 경비원이 발견했고, 처음에는 IMG 아카데미의 직원이라고 했던 의문의 남성은 결국 캐나다의 스태프라는 사실을 실토했다는 것이다.

드론으로 훈련을 염탐하려는 시도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2019년에는 미국, 2021년에는 온두라스가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 진출 당시에도 드론을 통해 훈련을 지켜본 전적이 있었다는 건 캐나다 측에서도 인정했다.

매체는 캐나다의 이런 행태가 존 허드먼(49) 전 캐나다 대표팀 감독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허드먼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여자대표팀을,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남자 팀을 이끌었는데, 사상 최초로 남녀 월드컵 본선을 모두 경험한 사령탑이다.

허드먼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 캐나다는 조류를 쫓기 위해 만든 새 모형이나 방송사의 촬영용 드론에도 '훈련을 염탐한다'고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 본인들이 도둑 촬영을 하고 있었기에 신경이 곤두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허드먼 본인은 해당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캐나다축구협회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존 허드먼 전 캐나다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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