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 앞둔 '레켐비'에 후발신약 주목…K-바이오, AAIC 대거 출격
'꿈의 치매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후발주자 신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세계 최대 치매학회에 대거 출격, 자사 신약·의료기기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글로벌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8월1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 2024)에 아리바이오·뷰노·동아에스티·샤페론·뉴로핏 등 국내 기업이 대거 참가한다. AAIC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알츠하이머 학회로, 매년 전 세계 관련 분야 연구자 및 업계 관계자 7000명 이상이 모여 알츠하이머병 치료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AR1001'의 표적결합(Target Engagement·약물이 목표 단백질과 결합 또는 상호작용)과 치료 효과를 비롯해, MCI(경도인지장애) 신약 파이프라인 'AR1004'의 임상 디자인 등 관련 포스터 발표 2건을 진행한다. AR1001 관련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쥐 모델을 대상으로 ①해당 약물이 고리형 구아노신 일인산(cGMP·세포 내 신호전달물질)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신경세포 생존과 성장에 중요한 단백질)와 표적결합을 보이는지 ②인체에 쓰이는 용량과 동일한 용량(인체 1일1회 30㎎/㎏=쥐 6㎎/㎏)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쥐 모델에서 치료 효과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연구 결과 AR1001 투여 후 실험용 쥐 해마의 cGMP와 BDNF 수준이 유의미하게 증가해 신경세포 기능 및 기억력이 개선됐다.
국내 임상 2상을 준비 중인 MCI 치료제 'AR1004'의 경우 하반기 96명의 MCI 환자를 모집, 이중 눈가림·무작위 배정·위약 대조 방식으로 약물 안전성과 유효성을 분석한다. 예상 연구 기간은 24개월이다. 프레드 킴 아리바이오 미국 지사장은 "포스터 발표 외에도 학회 현장에서 주요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AR1001 관련 협업을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미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뷰노는 학회 기간 부스를 운영하며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을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 딥브레인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뇌 MRI(자기공명영상) 영상을 분석해 뇌 영역을 100여개로 분할, 각 위축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1분 안에 제공한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시판 전 허가) 인증을 받기도 했다. 뷰노는 뇌 용적 분할·분석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 등 연구 결과 3건을 발표하는 한편, 현지 주요 이해관계자(KOL)와 접점을 늘려 영업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7503'의 타우 병증 개선 및 뇌척수액 내 타우 감소 효과를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 앞서 동아에스티는 지난 5월 DA-7503 국내 임상 1상을 개시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임상 연구 결과에서 DA-7503 투여 후 혈중 약물 농도가 증가할수록 뇌척수액 내 타우가 의존적으로 감소하는 특징과 DA-7503의 타우 제거 효과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뉴로핏은 이번 학회에서 부스 전시를 통해 자사 의료기기 '뉴로핏 아쿠아 AD'를 출시한다. 이는 MRI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을 정량 분석해 항 아밀로이드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뇌 영상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투약 전·중·후 각각 치료제 처방 적격성과 뇌출혈 및 뇌부종 등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여부,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에 따른 치료제 투약 효과 등을 분석한다.
차세대 전주기 치매치료제 '누세린'을 개발 중인 샤페론은 전임상 결과에 더해, 혈액 바이오 마커가 활용된 치매 동반진단 기술 기반 치료제 기술을 공개한다. 현재 누세린은 국내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샤페론 관계자는 "고가의 PET와 뇌척수액 검사 대신 혈액 바이오마커를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활용하는 게 글로벌 트렌드"라며 "누세린 임상 2상부터 혈액 바이오마커를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AAIC에서 공동연구·기술이전 등 구체적 성과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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