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미·일 안보협력 명시한 문서 첫 작성 ···‘미·중 충돌에 한국 휩싸일까’ 우려도
지난 6월 샹그릴라 대화 후속조치
중국·러시아에 대한 한국 전략적 자율성 줄어드나
한·미·일 국방부 수장이 28일 일본에서 만나 3국 안보협력 증진을 위한 공식 문서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3국의 군사협력이 제도화 단계에 이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최고 수위로 높아진 3국 군사협력은 북한의 위협을 견제하려는 목적이지만, 자칫 미·중 충돌의 소용돌이에 한국이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도쿄 방위성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대신과 함께 제1회 3국 국방장관 회담을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3국 국방장관은 회의 종료 직후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라는 이름의 협력각서(MOC)를 발표했다. 협력각서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업무협약(MOU)보다 구체적인 협력을 위해 각국 정부 부처들이 체결하는 방식이다.
한·미·일이 안보협력을 문서로 작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문서는 3국 국방장관 회의·합참의장 회의·안보 회의 등 고위급 회의를 3국이 돌아가면서 정례적으로 연다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의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하는 내용도 있다. 또 ‘프리덤 에지’ 훈련 등을 포함한 3국 훈련을 정례적으로 시행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각서 체결로, 3국의 군사협력이 제도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간 추진해온 한·미·일 안보협력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측면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프레임워크라는)제도화를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변함없도록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 장관도 해당 각서 체결의 의미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불가역적으로 후퇴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회의 개최와 해당 각서 체결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의 후속조치다. 당시 3국 국방장관은 각 나라별로 돌아가면서 회의를 열자고 합의했다. 지난 2월 한국 국방부가 3국 안보협력을 문서로 작성하자고 제안했고, 지난 6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해당 문서를 프레임워크로 명명한 뒤 연내에 작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밖에 3국 국방장관은 공동 발표문에서 “북·러의 군사협력과 북한의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어떠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중국 견제에 대한 입장을 같이 했다.
역대 최고 수위의 한·미·일 군사밀착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우방국 네크워크를 활용하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3국이 확대 시행하기로 한 프리덤 에지 훈련 역시 중국의 ‘반접근 지역거부’라는 군사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고안해 낸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3국 군사협력이 중국·러시아 관계에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줄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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