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북 대사 팔 붙잡아도 돌아도 안 봐서 민망”

박민희 기자 2024. 7. 28. 12: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라오스에서 리영철 북한 대사에게 먼저 인사를 하며 다가갔지만 "돌아보지도 않아 민망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만찬장에서) 북한 대사를 보고 자리를 옮겨서 다가가 '인사합시다' 했더니 돌아보지도 않고 빳빳이 서 있더라"며 "저는 민망해서 그냥 돌아서서 왔다"고 말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기구로 올해도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불참하고 리 대사가 대표로 참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조우한 남북
대화커녕 눈 맞춤도 어려운 관계로
조태열 외교부장관(오른쪽)이 26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해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에게 말을 걸고 있다.비엔티안/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라오스에서 리영철 북한 대사에게 먼저 인사를 하며 다가갔지만 “돌아보지도 않아 민망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에서 26일 밤 개최된 의장국 주최 갈라 만찬에서 리 대사에게 다가가 팔을 잡으며 인사를 건넸지만 리 대사는 앞만 바라보며 눈길도 주지 않았다. 조 장관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만찬장에서) 북한 대사를 보고 자리를 옮겨서 다가가 ‘인사합시다’ 했더니 돌아보지도 않고 빳빳이 서 있더라”며 “저는 민망해서 그냥 돌아서서 왔다”고 말했다.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하라는 말을 하려고 다가갔는데 악수조차 안 됐다”며 “무슨 반응이 있어야 대화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기구로 올해도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불참하고 리 대사가 대표로 참석했다. 올해 회의는 북한이 작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남북 외교 당국자가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리 대사의 인사 거부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금은 (남북관계가) 극도로 안 좋은 상황이니 아마도 평양에서 그런 경우엔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날 ARF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오면서 쏟아지는 한국 취재진의 많은 질문에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호원들은 리 대사를 애워싼 채 취재진을 강하게 저지했다.

리 대사는 ARF 회의 장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는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왕이 부장이 먼저 리 대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한 뒤 2~3분 정도 선 채로 대화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분야를 포함한 전방위에서 밀착하는 상황에 대해 중국이 불편해 한다는 시각이 있지만, 이날 회의장에서는 북-중의 우호적인 모습이 연출되었다.

비엔티안/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