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G20 '슈퍼리치 부유세' 사실상 반대 의견
최상목 "자산평가, 과세방법, 정보교환 등 충분한 검토 선행돼야"
올해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주요 의제 중 하나인 '슈퍼 리치(초고액 자산가)' 글로벌 부유세 부과 논의에서 한국은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 시간으로 지난 25~26일 개최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초부유층 과세는 자산평가 방식, 과세방법, 국가 간 정보교환 등 충분한 검토가 선행된 후 논의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초부유층(달러 기준 억만장자) 3천여 명에게 2%의 최소 세금을 부과하자는 '슈퍼리치 부유세'는 올해 G20 의장국인 브라질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제안으로 이번 G20 협의체 주요 안건으로 관심을 모았다.
브라질 의뢰로 이뤄진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슈퍼리치는 현재 재산의 0.3% 정도 세금을 내는데, 이들에게서 2%를 글로벌세로 걷으면 매년 2천억~2500억 달러를 조달해 교육과 의료 등 공공 서비스와 기후변화 대응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단 'G20 국가 간 초부유층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효과적으로 수정하자'는 취지의 선언이 이뤄졌지만, 11월 정상회의에서 보다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의견은 엇갈렸다. 브라질을 포함해 올 연말 의장국 지위를 물려받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프랑스, 스페인, 콜롬비아 등은 찬성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대표적인 반대 국가로,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미국은 누진세를 강력 지지한다"면서 "조세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조율하기가 매우 어렵고, 이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협상하는 게 필요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선 슈퍼리치 부유세 등을 다룬 '국제조세 협력(세션3)' 외에도 △세계경제 전망·평가(세션1) △금융이슈(세션2) △지속가능금융(세션4) △금제금융체제(세션5) 등이 논의됐다.
세계경제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한국의 '역동경제 로드맵'을 소개하고, 세계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위해 노동·자본·생산성 구조개혁을 제안했다. 또 정부지출 구조조정과 성장-세입 선순환을 통한 장기적 세입 확대를 재정혁신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속가능금융 세션에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 지원을 위해 작년 GCF(글로벌기후기금)에 대한 3억 달러 공여 약속의 차질 없는 이행을 다짐했다. 또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신규 출연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국제금융체제(IFA) 워킹그룹 공동의장국으로서 선도발언을 통해 다자개발은행(MDB) 개혁과 부채 취약성 해결, 자본흐름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최 부총리는 "신흥국의 건전한 경제 체질 및 금융시장 구축, 규제개혁 등을 통한 장기적·안정적 자본흐름 유치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동시에 통화긴축,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인한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G20 국가 간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최 부총리는 이번 회의 참석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영국·캐나다 등 주요국 재무장관 및 세계은행(WB) 총재와 양자 면담을 가졌다.
특히 알-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최 부총리에게 '사우디 비전 2030' 등 각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고, 지난해 양국 정상 간 합의 사항들의 지속적 이행을 촉구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이에 최 부총리도 한국의 경험과 기술력 및 사우디의 자원을 결합 양국간 시너지를 높게 평가하고, 경제 총괄부서로서 양국간 합의 사항들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최 부총리는 아제이 방가 WB 총재에겐 "한국이 WB에 기여하는 만큼 WB에 한국인 비중이 늘어나고 고위급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심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또 오는 12월 5~6일 한국에서 열릴 국제개발협회(IDA) 제21차 재원보충 최종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한국의 적극적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IDA는 WB의 저소득국 대상 지원 기구다.
또한 최 부총리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에게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복합위기 속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을 위한 G7 공조 노력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드 부총리도 "내년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의장국인 한국과 G7 의장국인 캐나다가 양국간 협력을 증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부총리는 핵심광물 등 공급망과 AI(인공지능) 등 미래첨단산업 발전을 위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기재부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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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서윤 기자 sa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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