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횹사마' 채종협 복귀작인데…어디서 본 느낌은 '우연일까?'
열도를 휩쓸었던 채종협의 야심찬 국내 복귀작인데, 선명한 기시감이 밀려온다. '첫사랑' 상품 태그를 달고 공장에서 갓 찍어낸 듯한 로맨스 드라마 '우연일까?'다.
금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우연일까?'(극본 박그로·연출 송현욱)가 채종협과 김소현의 첫사랑 서사를 내보였다. '우연일까?'는 찌질하고 서툴렀던 첫사랑을 10년 만에 '우연'히 만나 '운명'처럼 얽히며 다시 사랑에 빠지는 첫사랑 기억 소환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이야기 얼개는 단순하다. 학창 시절 첫사랑과 성인이 되어 재회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 절친한 친구와의 우정, 질투로 얽히고설킨 삼각관계 등 사랑의 장애물을 헤쳐나가며 끝내 우연을 필연으로 완성시킬 두 사람의 여정이 그려졌다.
특히 이홍주(김소현)와 강후영(채종협)의 캐릭터는 첫사랑 특화 재질. 성격부터 설정까지 첫사랑의 설렘과 달달함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세팅됐다. 차갑고 시니컬한 남성 캐릭터 강후영과 밝고 엉뚱한 여성 캐릭터 이홍주의 조합은, 수많은 로맨스 드라마들의 클리셰로 비춰볼 때 끝내 남주가 여주에게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이야기로 전개될 것임을 예견한다.
강후영과 이홍주의 관계 진전에 있어, '우연' 그 자체는 주요한 매개체다. 우연이 거듭되니 하늘이 점지해 준 운명 로맨스로도 읽힌다. 학창 시절 강후영은 김혜지(김다솜)의 연애편지를 대신 전해준 이홍주에게 첫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됐다.
이후에도 연달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두 사람 앞에 펼쳐진다. 예컨대 소개팅 자리에서의 재회를 시작으로 아랫집과 윗집 이웃으로 만나는 설정 등이 그렇다.
이쯤 되니 사랑에 회의적이었던 두 사람에게도 열아홉 첫사랑의 기억이 해동되지 않을 수 없다. 풋풋했던 추억은 묻어두고 사랑에 시니컬해진 두 사람이 '이래도 서로에게 안 빠지나' 싶을 정도로 숱한 우연의 반복으로 관계가 이어 붙는 이유다.
우연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냐만은, 흔히 '드라마적 허용'으로 시청자들에게 용인되는 로맨스 드라마 속 클리셰 전개도 너무 과하면 "비현실적"이라는 쓴소리에 직면하곤 한다. 동일 방송사에 편성된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도 이런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뻔하지만 익숙한 맛이 있는, 검증된 공식 레시피를 찾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무시할 수는 없을 노릇이다.
'우연일까?' 역시 작품 제목처럼 정면으로 '우연 클리셰'를 내세운 드라마다. 차별점으로는, '대놓고'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셀링 포인트는 우연이지만, 쉽게 예측 가능한 서사로 생긴 긴장감의 공백은 필연적이게 됐다.
재미의 여백은 배우들의 호연과 호흡으로 채우겠다는 각오가 읽힌다. 다수 로맨스 드라마에서 보여준 다채로운 감정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소현에 더해, 일본 드라마 '아이 러브 유'에서 단숨에 로맨스 장인으로 떠오른 채종협을 캐스팅했다. 얼굴과 연기 합은 물론, 10대와 30대 간 세월 변화에서 벌어진 연기도 오글거리지 않게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는 평이다.
최근 첫사랑 로맨스 신드롬에 다시 불을 붙인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아성에도 도전하는 모양새다. '우연일까?' 1회 시청률은 3.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집계됐다. '선재 업고 튀어' 첫 방송 당시 시청률인 3.1%보다 높은 수치다.
'우연일까?'는 8부작. 다소 짧은 회차라는 점이 특징이다. 판타지, 스릴러 같은 혼합 장르 요소나 조연들의 서사 등 곁가지들을 쳐내고 오롯이 순수하게 두 주인공의 로맨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진도 "요즘 복합 장르들로 스토리가 복잡해지는데, '우연일까?'는 순수한 로맨스의 정수가 담겼다"고 자신한 바 있다. 시청에 피로감을 주는 복잡한 서사 없이, 캐릭터들의 감정에만 깊게 집중하고 싶은 시청자에겐 '우연일까?'를 추천한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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