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장 뛰어드는 GPT…입지 흔들리는 '키워드 검색 제왕' 구글

오동현 기자 2024. 7. 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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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서치GPT' 공개…'오답 망신살' 구글에 도전
키워드·링크 검색→질의·즉답 형태의 AI 검색 서비스로 패러다임 진화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이 인간 의사보다 암을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4.07.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반의 검색 엔진 '서치GPT'를 발표하며 구글이 장악해온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제 키워드 중심의 검색 시대는 저물고 AI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전 세계 1200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에 이르는 검색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테크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카운터(StatCounter) 집계에 따르면 구글은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의 91.0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은 2분기 총 매출의 76.3%에 해당하는 656억2000만 달러(약 89조5400억원)가 검색 서비스 광고에서 창출했다.

이런 구글의 아성에 오픈AI가 도전장을 던졌다.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 게시글을 통해 "우리는 검색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픈AI가 AI 검색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지자 미국 나스닥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25일(현지시각) 기준 구글 주가는 3%대 하락을 경험했다. 기존 구글이 장악한 검색 서비스 시장에 오픈AI가 판도를 바꿀 대항마로 등장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면서다.

게다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물론, 단기간에 1000배 성장하며 구글의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Perplexity)까지 해외 테크기업들이 경쟁 구도에 가세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네이버나 솔트룩스 등이 AI 기반 검색 시장에서 패러다임을 바꿀 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오픈AI, '서치GPT' 공개…'오답 망신살' 구글에 도전

오픈AI는 25일(현지시각) AI의 강점을 웹 정보와 결합해 명확하고 시기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는 검색엔진 '서치GPT'를 발표했다. 소규모 사용자 및 퍼블리셔 그룹을 대상으로 공개한 시제품(프로토타입)이다. 향후 챗GPT에 직접 통합될 전망이다.

기존의 검색 방식은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얻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 도출된 링크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서치GPT는 웹의 최신 정보로 사용자 질문에 응답하는 동시에 관련 출처에 대한 명확한 링크를 제공한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후속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오픈AI는 "서치GPT 응답에는 사용자가 정보의 출처를 알 수 있는 링크가 있다. 사이드바에서 링크를 통해 더 많은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치GPT는 퍼블리셔와 크리에이터의 번성하는 생태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픈AI는 월스트리트저널, AP통신, 복스미디어 등 다양한 뉴스 파트너와 협력한다고 알렸다.

미국의 잡지사 디 애틀랜틱의 니콜라스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AI 검색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탐색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초기에는 저널리즘과 언론사를 존중하며 보호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오픈AI는 "퍼블리셔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구하고 있다. 퍼블리셔가 서치GPT에 표시되는 방식을 관리할 수 있도록 퍼블리셔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서치GPT는 검색에 관한 것이며, 오픈AI의 생성형 AI 기반 모델 훈련과는 별개라는 점"이라며 "퍼블리셔가 생성 AI 학습을 선택 해제하더라도 사이트는 검색 결과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글은 새로운 검색 엔진 'AI 개요(AI Overview)'를 선보였다가 엉뚱한 답변을 제공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가령 '미국에 얼마나 많은 무슬림 대통령이 있었는가' 질문하면 AI 개요는 "버락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무슬림 대통령"이라고 잘못된 답변을 내놓았다.

또 '하루에 몇 개의 돌을 먹어야 하는가'라고 물어보면,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하루에 최소 하나를 먹어야 한다. 돌은 소화기에 필수적인 미네랄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라고 비상식적인 답을 제시한다. '치즈가 피자에 달라붙지 않는다'라는 사용자의 말에 AI 개요가 "소스에 무독성 접착제 8분의 1컵을 넣으면 된다"는 황당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AI 개요는 기존의 구글 검색 엔진에 자체 개발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를 탑재한 새로운 검색엔진이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과 사진, 동영상 검색 기능도 제공한다. 구글은 오답 문제가 발생한 패턴을 파악해 기술적 개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리즈 리드 검색 총괄 부사장은 "구글은 지난 25년간 오류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검색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품질 검색 환경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 아주 극소수의 경우라 할지라도 이를 개선해 이용자 보호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 AI 검색 있다…네이버·구버, 국내 넘어 세계로

AI 챗봇은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네이버 입장에서도 넘어야 할 과제다. 네이버가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준비하는 이유다.

'큐' 서비스는 언어 모델에 추론(reasoning), 검색 계획(planning), 도구 사용(tool usage), 검색 기반 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을 녹여내어 네이버 검색과 결합한 AI 생성형 검색 서비스다.

큐는 현재 대기 등록 후 승인을 받아 PC에서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버전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큐 서비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방대한 한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검색을 돕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추석에 만들 수 있는 잡채 레시피 알려줘.필요한 재료도 함께 구매할게', '경주 보문정의 가을 사진 보여줘' 등과 같이 한국 문화에 특화된 질문을 잘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다.

또한 큐는 답변 생성 과정에서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을 줄이기 위해 보다 신뢰성 있는 결과를 선택하고, 검색 결과와 답변의 사실성이 일치되도록 답변을 생성하며, 사실적 일관성의 확인을 위해 모델이 자신의 답을 점검하는 자기 성찰 기법을 사용한다.

최근엔 사용자 관심사에 기반한 검색 결과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 중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 하단 영역인 '서치피드'에서 개인화 추천 기술을 고도화하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검색 결과의 정확성뿐 아니라, 사용자 질문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관심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 검색을 넘어서겠다는 또 다른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미국법인 구버(Goover)에서 초거대 AI 검색 서비스 ‘구버(Goover.ai)’를 한국과 미국에 동시 공개하며 AI 검색 서비스 시장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구버는 AI 기업 솔트룩스에서 10년간 AI를 연구한 조직이 스핀오프(회사 분할)한 스타트업이다.

구버는 AI 뇌 '커넥톰(Connectome)'이 전 세계 웹에서 맞춤형 정보를 찾아주고 이를 기반으로 자동 생성된 심층 리포트까지 제공하는 초거대 AI 검색 서비스다. 사용자는 수백만 개 사이트를 직접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보할 뿐 아니라 보고서 형태로도 받아볼 수 있다.

이경일 구버 대표는 “우수한 품질의 서비스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서 빠르게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AI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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