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처리기 제조공장 가보니…미생물 키우는 이유는?[르포]
업계 최초 자체 연구소에서 미생물 배양
IoT 연계 앱 출시…탄소중립 플랫폼 도약
'케나프·생분해플라스틱 처리기' 성장동력
[부천=뉴시스]권안나 기자 =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고 운반, 처리하는 과정 모두 탄소가 발생합니다. 각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제로화시켜 내보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폐기물 자원화를 통해 음식물의 수거, 분해, 재생산까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플랫폼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25일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지엘플러스 부천공장에서는 음식물처리기 20년 제조 역량이 집약된 신제품 '바리미'의 조립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생산라인을 안내한 지엘플러스 관계자는 "조립 과정이 단순해 보여도 그 속의 시스템은 20년간 수많은 오류를 수정하며 완성해 온 것으로,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엘플러스의 음식물처리기 '바리미'는 음식물쓰레기의 95%를 소멸시키며 남은 5%의 부산물도 적합성을 인정받은 퇴비로 변환하는 제품이다. 음식물쓰레기의 처리부터 재생산까지 제품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자원의 선순환을 추구할 수 있는 진정한 '친환경 가전'인 셈이다.
지엘플러스에 따르면 바리미에 라면 등의 탄수화물을 넣을 경우 빠르면 1시간 내 분해된다. 지방류나 섬유질은 24시간 정도 걸린다. 소음은 35데시벨 수준으로 도서관 보다 조용하다. 배기호스가 없으며, 필터의 교체도 필요없어 미생물만 잘 관리하면 유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게 지엘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이날 지엘플러스의 사업 소개를 맡은 강춘식 지엘플러스 마케팅홍보실장은 "기계와 더불어 미생물 배양 기술이 매우 중요한데, 연구소를 가지고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표준화한 곳은 지엘플러스 밖에 없다. 18건의 미생물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에 바리미와 함께 선보인 미생물 제재는 한국 음식에 적합한 미생물 4종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엘플러스는 이날 바리미와 연계된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의 탑소중립 애플리케이션(앱) '그린톡'도 소개했다. 내달 출시 예정인 그린톡은 소비자가 자신이 실천한 온실가스 감축량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목표 달성에 따른 보상을 받는 등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을 유도한다.
지엘플러스가 이처럼 탄소중립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도모하고, 자체 브랜드 강화 전략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동안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쿠쿠, 캐리어, 롯데알미늄 등 유수의 대기업들에 음식물처리기 관련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진행해왔으나, 대기업의 기술탈취 사례가 발생하면서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로 전략을 선회했다.
지엘플러스 관계자는 "쿠팡에서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를 검색하면 첫 메인페이지에 나오는 30퍼센트는 다 저희 제품(ODM 포함)이라고 보면된다"며 "지난해 ODM을 모두 끊고 작년과 올해는 지엘플러스 (자금)규모의 반 정도를 연구 비용에 사용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과정을 거쳐왔다"고 설명했다.
주력 제품인 음식물처리기 외에도 신성장동력으로 '케나프' 재배와 '생분해플라스틱 처리장치'를 내걸었다. 케나프는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상수리나무의 10배에 달하는 친환경 식물이다. 생분해플라스틱과 2차 전지 음극재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지엘플러스는 현재 베트남 빈푹성 동쏘아이 지역에 케나프 농장을 266ha 규모로 운영중이다.
지엘플러스는 생분해플라스틱을 미생물로 분해해 60일 안에 퇴비화하는 기술도 현실화했다. 미생물 가운데 생분해플라스틱 분해에 특화된 종을 배양한 덕분이다. 실제로 이날 지엘플러스 공장 내 미생물연구소에서는 생분해플라스틱이 미생물 제재 속에서 붕괴돼 퇴비로 전환되는 중간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또 프로토타입의 생분해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장치가 생분해 플라스틱 표지가 된 컵을 인지하고 분쇄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도 확인했다. 동작 장소에 생분해 플라스틱이 아닌 일반 플라스틱은 올려놓아도 처리되지 않았다. 해당 기기는 생분해플라스틱을 하루 7000개까지 분해 가능하다는 게 지엘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지엘플러스는 올해 연간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지난해 대비 6배나 많은 수치다. 이에 대해 지엘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었고, 올해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와 함께 케나프 재배 등이 성과를 거두면서 주요 매출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는 "지엘플러스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사업은 미생물을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 음식물처리기의 보급을 위한 노력이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지엘플러스가 추진할 적극적인 친환경 사업은 모든 국민들이 쉽고 편하게 생활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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