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 아이돌→김윤아 뇌 신경마비‥당당한 아픔 고백 [스타와치]

이해정 2024. 7. 28. 11: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동우(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왼쪽부터 자우림 김윤아(사진=‘세바시’ 채널), 빅오션(사진=공식 계정)

[뉴스엔 이해정 기자]

남과 다른 것이 틀린 게 아닌 특별한 점이 되는 시대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당하게 고백하고 맞서 싸우면서 되려 대중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된 스타들이 있다.

"다 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3인조 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이 리메이크한 HOT '빛'의 가사다. 이 가사가 빅오션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빅오션 멤버 모두 청각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김지석은 선천적 청각장애, 이찬연과 박현진은 어린 시절 열병을 앓은 뒤 후천적 청각 장애 진단을 받았다. 장애인 알파인 스키 선수였던 김지석, 병원에서 난청인 훈련, 재활을 돕는 청능사로 근무했던 이찬연, 인터넷 방송인 출신인 박현진은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아이돌에 도전해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정식 데뷔했다.

청각장애가 있어 박자를 맞추기 어려운 빅오션은 스마트 워치로 진동을 보내주는 비트 메트로놈, 모니터를 통한 빛 메트로놈, 수신호 등을 활용해 칼군무를 완성했다. 서로 청각장애 정도가 달라 음정을 맞추기 어려웠던 과제는 멤버들이 여러 번 부른 노래를 인공지능이 학습해 대신 부르면서 해결했다.

세계 최초의 청각장애인 케이팝 아이돌의 등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를 감동시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에 "세계 최초 청각장애인 케이팝 아이돌이 장애로 인한 장벽과 사회적 편견을 깨트린 데 경의를 표한다. 이들의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데뷔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빅오션은 "'청각장애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빼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가지고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28년 차 밴드 자우림 보컬 김윤아는 지난 7월 22일 '세바시' 강연에 출연해 2011년 8번째 정규앨범을 만들던 중 뇌 신경마비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김윤아는 "아직도 마비 후유증 때문에 몇 가지 기능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고 약간의 발성 장애가 남았는데 힘으로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험은 김윤아의 작업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김윤아는 "그 경험 이후로 이번 일이 내 마지막 작업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더욱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일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치과의사인 남편의 수입이 단 한번도 나를 뛰어넘은 적이 없다"는 솔직한 발언으로 화제가 된 김윤아의 투병 고백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능력 있는 가수이자 작곡가, 사랑받는 국민 밴드, 행복한 가정 등 모든 걸 갖춘 듯 보이는 김윤아가 자신의 치부일 수도 있는 아픔을 공개하면서 비슷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이름 모를 이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닌 백스테이지에 숨겨둔 이야기를 조명하면서 병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강인한 회복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1993년 SBS 공채 개그맨 2기로 화려하게 데뷔, 텐텐 파이브의 멤버로 활약한 이동우는 2004년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고, 2010년 완전히 실명했다. 그러나 이동우는 빛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을 향해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딸에게 강한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3 통영 트라이애슬론 월드컵에 도전했다. 매일 3시간씩 훈련하며 체력을 만들었고 4시간 21분 34초의 기록으로 안주,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다. 이동우는 완주 성공 후 "앞으로 계속 넘어지더라도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후 재즈 음반을 발매하고 공연을 개최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한국장애인예술협회에 등록된 장애예술인 550명(2022년 기준) 중 대중예술 분야는 36명. 여전히 적은 인원이고 따라서 이들이 설 무대도 많지 않다. 선천적, 내지 후천적 아픔을 고백하고 결핍을 약점이 아닌 매력으로 승화해 새로운 길을 찾은 연예인들의 활약으로 장애예술인 나아가 대중이 희망과 위로를 얻고 있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