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방통위 과연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대통령실·여당, '야당 방송장악' 운운 염치없어"
동아일보 "여야 공영방송 장악 꼼수 다툼에 '0인 체제', 꼼수는 꼼수를 부를 뿐"
조선일보, '트럼프 총격' 순간 포착 사진기자 인터뷰 "기회는 두 번 오지 않아"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본인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사퇴했다. 상임위원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단 한 명의 위원도 없는 '0인 체제'가 되자 27일자 신문들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자진사퇴한 이상인 직무대행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직무정지가 점쳐지면 '탄핵 전 사퇴'로 맞서는 상황이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더해 이상인 직무대행의 후임을 임명, 사람만 바뀐 2인 체제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야당은 이진숙 후보자가 임명되면 그에 대한 탄핵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야당이 '탄핵 정치'를 이어가며 직무대행 탄핵이라는 법적 논란이 있는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비판받을 일”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야당의 방송장악'을 운운하는 건 염치 없는 일이다. 현 MBC를 지키는 것이 방송장악이라면서, 정권 입맛에 맞는 경영진으로 교체하려는 건 또 다른 방송장악이지 방송정상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방통위의 의결 정족수를 최소 4명으로 규정하는 방통위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한국일보는 “여당의 극렬한 반대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의 방통위 체제를 그대로 두는 건 책임 방기”라며 “치고받고 싸우더라도 합의제 기구의 취지를 살리면서 기능 마비만큼은 막을 수 있는 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게 국회와 정부의 최소한 도리”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을 내고 여야의 공영방송 장악 싸움에 방통위가 파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이 지명한 상임위원들만 남아 최소 의결 정족수인 2인 체제가 돼 한 명이라도 빠지면 방통위 기능이 정지되는 취약한 상태가 되면서 탄핵안 발의-사퇴-재임명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1년2개월간 직무대행을 포함해 수장이 7번째 물러나면서 방통위는 멈춰 선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관련 지적도 이어졌다. 동아일보는 “국무위원 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3일간 진행됐지만 그만큼 충실한 인사 검증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며 “야당의 도덕성 검증은 인신공격성 막말에 가려졌고, 여당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많은 논란에도 무작정 두둔하기에만 급급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 후보자 임명-탄핵 추진'을 예측하며 “누가 이기는지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건가. 꼼수는 꼼수를 부를 뿐”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여야는 상임위원 후보를 추천하고 정부는 신속히 임명해 기형적인 방통위의 2인 체제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런 식의 파행이 이어진다면 방통위가 과연 필요한지부터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트럼프 총격' 순간 포착 사진기자 인터뷰 “기회는 두 번 오지 않아”
조선일보가 지난 13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의 결정적 장면을 포착한 에번 부치 AP통신 사진기자를 인터뷰했다. 새파란 하늘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펄럭이고, 얼굴에 피가 흘러내린 채 하늘을 향해 주먹 쥔 손을 들고 소리치는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의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역사적 순간을 담아내는 사진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AP 워싱턴지국의 사진기자 에번 부치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워싱턴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 사진으로 2021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테랑 사진기자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20년 넘게 현장을 누빈 그는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총격 사진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란 직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셔터를 눌렀다”며 “사진기자의 저주는 결코 두 번째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총격에서 트럼프 대피까지 2분 남짓의 시간을 어떻게 그렇게 빨리 대처했는 지 묻자 “AP에 2003년 입사했다. 예전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취재했고 전에도 이번과 비슷한 돌발 상황을 자주 경험했다”며 “유세에서 '팡, 팡' 하는 총성을 듣는 순간 이것이 미국 역사에 기록돼야 할 중요한 사건임을 직감했다. 그래서 '작업 모드'로 들어가 생각을 멈추고, 1000번 넘게 해온 대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총알이 날아올까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내가 총격 현장으로 다가간 것은 내가 사진기자라는, 그저 그 사실 하나 때문이었다”며 “사진기자에겐 기회가 절대 두 번 오지 않는다. 바로 그때, 바로 그곳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그곳'에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답했다.
동영상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사진이 더 강력한 이유로 에번 부치는 “정지한 프레임은 그 순간을 그대로 멈추게 하고 그것을 우리가 응시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무언가를 느끼기 원한다'는 것이 사진을 시작한 첫날부터 지닌 목표였고, 지금도 이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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