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의힘, 전략파트에 ‘채해병·김건희 특검’ 여론 파악 검토
국민의힘, 일부 핵심 전략파트에 ‘쌍특검’ 민심 여론 파악 의뢰
韓측 “韓, ‘원외’ 리더로서 ‘당심-민심’ ‘원내-원외’ 아우를 타개책 고심 중”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측이 야권에서 압박하는 '채해병·김건희 쌍특검' 딜레마 상황과 관련해 당 핵심 전략파트에 여론 파악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특검을 두고 엇갈린 '당심(당원들의 의중)'과 '민심(국민들의 의중)'의 간극을 줄이는 동시에 야권 공세에 대응할 대책을 찾으려는 취지에서다. 여기에 한 대표는 측근들에게도 '특검 방정식'을 어떻게 풀지 조언을 구하며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 측은 최근 당의 일부 핵심 전략파트에 쌍특검 이슈 관련 여론 파악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당 조직들도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비롯한 민심 지표를 분석해 더불어민주당 공세에 대응할 전략 수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親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도 특검 이슈와 관련해 당심과 민심이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타개책을 찾을지, 용산(대통령실)과의 관계도 고려하면서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채해병 특검법을 두고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검법이 25일 본회의 재표결을 통해 부결된 당일 발표된 NBS 전국지표조사(유권자 1005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 따르면, 특검법에 찬성하는 응답은 58%로 반대(30%) 응답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반대 응답이 61%에 달해 전체 민심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시하며 채해병 특검법에 전향적 태도를 보였던 한 대표는 여전히 해당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5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이 부결된 건) 우리 의원들이 막아낸 것"이라면서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감안할 때 그것(제3자 추천 특검법)이 하나의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은 변함없다.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설명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곧바로 채해병 특검법 재발의 의사를 밝히면서 한 대표는 부담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시한 제3자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을 배제하지 않은 특검법 재입법도 시사했다. 그런 만큼 한 대표의 안이 절충되어 국민의힘에 올 경우 당내 분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친한(親한동훈)-반한(反한동훈)' 계파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민심도 최근 부정적인 기류가 만연하다. 최근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조사(유권자 100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를 선택한 요인으로 '김 여사 문제'가 전주 대비 5%p나 오르며 전체 사유 중 2위인 9%를 기록했다.
관련해 한 대표도 지난 23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심에 더 방점을 찍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실제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은 원내 입법의 영역인데다 용산 대통령실과 당심의 입장도 민심과 다른 만큼 '원외 리더' 한 대표가 구체적 입장을 쉽사리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대표도 측근들을 통해 '당심·민심'과 '원내·원외' 이견차를 조율하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전언이다. 다른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시하는 등 국민 눈높이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정치는 결국 정당이 기본인 만큼 정무적으로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사항이다. 한 대표에게는 첫 정치적 시험대"이라고 설명하며 "측근들에게 '특검 방정식'을 어떻게 풀지 조언도 구하는 중이라 들었다"고 전했다.
한 대표 최측근인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굳이 이어갈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특검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하는 특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론적 입장으로 한 대표의 딜레마 부담을 덜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동훈 당대표실에선 시사저널에 "한 대표는 이 같은 지시를 당내 조직들에 내린 사실이 없다"고 반박 입장을 밝혔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이 기사 제목 및 부제목의 수정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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