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자체 환불 중단’···구영배 대표 행방은 오리무중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1주일째에 접어들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소비자들에게는 신용카드사 등을 통해 환불을 받으라고 안내한 상태지만, 입점업체 판매대금 미정산을 해결할 방법은 여전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사태 이후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28일 티몬과 위메프는 홈페이지에 결제한 상품의 취소를 원하는 고객은 신용카드사를 통해 환불받으라는 공지를 올려놓은 채 자체 환불 절차를 중단했다. 티몬·위메프 측은 “신용카드로 상품을 결제했지만 사용하지 못했거나 받아보지 못한 경우 결제 방식에 따라 ‘이용대금 이의제기 절차’나 ‘할부계약 철회·항변권’을 사용해 결제대금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난 소비자들이 몰려들었던 티몬·위메프 본사에서는 지난 25일과 26일 현장 환불이 일부 진행되기도 했으나 자금 부족을 이유로 전날 모두 중단됐다.
이날부터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들은 결제 취소와 환불 절차를 시작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계도 결제 취소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은 일단 피해금액을 환불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더 심각한 판매자 미정산 대금 지급은 기약조차 없다. 금융당국이 현재까지 파악한 5월 미정산 대금 규모는 1700억원 수준이고 6~7월분까지 합치면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사실상 거래가 끊겨 들어오는 돈이 없는 상태라 외부 자금 수혈 외에는 자체 해결책이 없지만 회사는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큐텐 측이) 금융당국과의 면담 과정에서 5000만달러(약 692억원)의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며 “금융당국이 큐텐 측에 자금조달 계획 제출을 요구했으나 실제 계획은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전날 티몬 본사에서 소비자들과 취재진에게 “중국에 큐텐 운영자금 600억원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자금을 들여올 계획을 내놓지는 못했다. 실제로 큐텐이 600억~7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들여온다고 해도 미정산 대금을 지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사태의 정점에 있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 한 번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금을 확보하려 하는데 쉽지 않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전부다.
구 대표는 앞서 지난 26일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큐익스프레스는 즉시 “큐텐그룹 관계사의 정산 지연과 큐익스프레스 사업은 직접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구 대표가 사태 해결 노력보다는 큐익스프레스의 미 나스닥 상장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류광진 티몬 대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류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들과 파트너들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만 냈다.
정부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자연재난이나 거래처 부도 등으로 갑작스러운 경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에 긴급 융자를 제공하는 제도다. 먼저 금융감독원이 데이터를 통해 플랫폼 거래 규모를 파악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자료를 넘겨받아 대상자를 추릴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자체적으로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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