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공장을 팝니다”…제조업 미래 이끌 스마트 팩토리[딥앤이지테크]

강윤혁 2024. 7. 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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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앤이지테크
기업들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기술에 맞춰 국경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에도 깊숙이 들어온 첨단 기술과 이를 이끄는 빅테크의 소식을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등대공장을 팝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미래 제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제품 자체가 아닌 일종의 공장을 판매하는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 사업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자동화, 정보화, 지능화를 추구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의 기획 단계부터 설계, 구축, 운영에 이르는 전 제작과정에서 안전과 생산성, 품질 향상을 이뤄내는 똑똑한 공장을 뜻합니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부르는 세계경제포럼(WEF)은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을 대상으로 등대가 어두운 밤 불빛을 비춰 배들을 안내하듯이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끄는 ‘등대공장’을 매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9년 포스코의 포항제철소가 첫 등대공장에 선정된 이래 LS일렉트릭 청주공장, LG전자의 창원공장과 미국 테네시 공장,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파크(오산), 한국수자원공사의 화성 AI 정수장 등이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자체적인 제조 혁신을 넘어 이젠 다른 제조업에도 산업 자동화 로봇과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DX, ‘로봇 자동화 사업 미디어데이’ 개최
고위험·고강도 현장 산업용 로봇…생산성 향상
로봇 자동화센터 신설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현

포스코 DX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냉연 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적용해 철강 코일의 밴드 제거를 자동화한 모습. 포스코 DX 제공

포스코 그룹 계열 정보기술(IT)·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포스코 DX는 포스코 그룹의 등대공장을 고위험·고강도 현장에 적용하는 산업용 로봇으로 확산해 이른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구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생산 공정의 수준을 끌어올린 공장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선 제조공정 전반에 AI와 빅데이터 분석, IoT 기술 등을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성, 품질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포스코 DX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공유 사무실에서 ‘로봇 자동화 사업 미디어데이’를 개최했습니다. 포스코 DX는 올해 초부터 기존 로봇 관련 조직을 로봇 자동화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산업현장에 필요한 로봇 엔지니어링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 현장 확산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포스코 DX는 포스코 그룹의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주력으로 전담해왔지만, 산업용 로봇과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사업을 확대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철강 제조나 이차전지 소재 등 포스코 그룹 중점사업 영역에서 강화해온 고위험·고강도 산업현장 로봇과 AI 기술은 스마트 팩토리 사업의 핵심 요소입니다.

포스코 DX는 포항제철소와 함께 냉연 공정의 ‘밴드 커터’ 자동화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철강재를 얇게 가공하는 압연 공정에서는 생산한 제품인 코일을 이동하는 동안에 풀리지 않도록 밴드로 묶어 각 공장으로 출하하게 됩니다. 이후 재가공 작업을 위해선 코일에 묶인 밴드를 제거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밴드가 강하게 튕겨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포스코 DX가 설계한 산업용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 자동화를 이루면서 이제 냉연 공정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전기강판 공정에서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도 양극재를 담아 굽는 내화 용기인 ‘사가’ 교체작업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가는 공정 특성상 주기적인 교체가 필수적이지만 수량이 많고 작업 강도가 높아 산업용 로봇으로 대체할 경우 공정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고 합니다.

윤석준 포스코 DX 로봇 자동화센터장은 “국내 최상급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며 “산업현장에 특화된 독창적 로봇 자동화 기술을 통해 포스코 DX가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조 단위 육성
사업 착수 원년인 올해 연말까지 3000억 수주
“LG전자 등대공장이 고객 등대공장 만들겠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설비 모습. LG전자 제공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 모두 등대공장에 선정된 LG전자는 최근 AI 기술과 접목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사업 담당을 신설한 LG전자는 사업 착수 원년인 올해 연말까지 3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예상합니다. 2030년까지 B2B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스마트 팩토리 사업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5조 7394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685억 달러(약 372조 3289억원) 규모까지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LG전자도 지난 18일 경기 평택시 LG 디지털파크에 있는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를 언론에 공개하며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포부를 밝혔습니다. 2017년 11월 문을 연 SFAC에는 지난해 거래처와 협력사, 학계 등 7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지만,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부터 자동차 부품사, 건설 및 중장비 대기업 등을 포함한 누적 방문객은 6000여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작년 조직 개편을 통해서 LG 생산기술원 내에 스마트팩토리 사업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며 “그동안에 축적된 LG 생산 기술 경험에 AI와 디지털전환(DX)을 접목해서 생산 시스템 솔루션을 여러 제조 기업에 공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설비 모습. LG전자 제공

이날 SFAC 전시 공간에서는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 옮겨 놓은 ‘디지털 트윈’ 기술로 손쉽게 생산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물류와 레이아웃을 검증해 가장 효율적인 공장 운영 방식을 찾는 모습이 시현됐습니다. 가상 공간에서 손쉬운 ‘드래그앤드드롭’ 기능을 활용하면 비전문가도 코딩 없이도 물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신공장 건설 전에도 기존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여러 방안을 시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AI를 이용해 라인이나 공정 이상을 감지하는 기술이나 작업자가 마이크만 소지하고 있으면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작업을 중지하거나 불량의 유형이나 조치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였습니다.

AI 비전을 활용하면 작업자가 안전모를 안 쓰거나 작업 조끼를 입지 않은 경우 비정상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고, AI가 정상상태의 소음과 진동을 학습해 이상 소음 시 경고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솔루션도 있었습니다.

로봇 자동화 데모 라인에서는 로봇 팔이 장애물을 인식해 ‘빈 피킹’(콩 집기)을 하는 시현을 보이거나 컨베이어벨트 위를 지나가는 건조기 부품 나사를 로봇 팔이 정확하게 조이는 모습도 선보였습니다.

송시용 LG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 상무는 “글로벌 제조 기업에 스마트 팩토리는 현재 위기의 돌파 수단이자 앞으로 갖춰 나가야 할 제조 경쟁력 확보의 전략적인 수단으로서 필수 구축 요소”라며 “‘LG전자의 등대공장이 고객들의 등대공장을 만들어드리겠다’는 표어와 함께 고객의 제조 생애주기 전체의 여정을 케어링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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