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효과에 웃은 SK하이닉스…차세대 HBM 고삐 당기는 삼성전자

박순원 2024. 7. 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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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8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올해 상반기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 주도권 선점 효과를 보며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두 회사 간 HBM 주도권 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올해 말 HBM3E 12단 제품, 내년 하반기 HBM4 출하 계획=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미 HBM 5세대인 HBM3E로 무게 중심을 옮긴 상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에는 HBM3E의 출하량이 HBM3를 크게 넘어서면서 HBM3E는 올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능력(캐파)과 1b나노의 전환 투자를 기반으로 HBM3E 공급을 확대해 HBM 매출을 작년 대비 30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2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해 SK하이닉스의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처음으로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4분기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내년에 양산을 시작한다.

또 SK그룹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서 SK하이닉스가 2028년까지 103조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이 중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집행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Fab)과 업무 시설을 건설하는 데 9조4115억원을 투자 하기로 결정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HBM3E 12단 제품의 수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HBM 양산 일정 밝히나…31일 실적 컨퍼런스콜 주목=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엔비디아와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인 HBM3E 제품의 양산 일정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 로드맵이 나올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HBM 개발팀을 신설했다. HBM 전담 조직을 강화해 HBM4 등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SK하이닉스가 선점한 HBM 시장 주도권을 빼앗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내년에는 HBM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의 양산을 2분기 중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엔비디아의 인증이 진행 중이어서 본격적으로 대량 양산에 돌입하지는 않은 상태다.

지난 24일에는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퀄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HBM4의 경우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오는 2025년까지 첨단 AI 서버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이 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는 (대만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인) CoWoS와 HBM의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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