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신생아 하루 방치해 살해...친부모·외조모 2심서 감형

지난해 7월 경찰이 영아 시신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 용인시 한 야산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출산 당일 퇴원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친부와 60대 외조모가 2심에서 형량을 감경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부 A씨에게 징역 5년, 외조모 B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1심에서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40대 친모 C씨도 원심 징역 4년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자녀 양육 등을 이유로 1심과 마찬가지로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애아에 대한 양육 부담과 이 때문에 피고인들이 두려움을 느꼈을 사정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이 있지만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2015년 3월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남자아이를 출산 당일 퇴원시킨 뒤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튿날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한 후 시신을 인근 야산에 매장해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 C씨는 임신 34주차 때 의료진으로부터 “다운증후군이 의심된다”며 양수 검사를 권유받았다. 그러나 검사를 받지 않고 제왕절개로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아내의 출산 직후 “다른 병원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고 신생아를 장모 B씨에게 인계했고, B씨는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사건은 정부가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포착됐다. 경찰은 A씨 등이 진술한 장소를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유기된 시신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