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에 시즌 끝날 수도 있다니…너무 한 것 아닌가, 연이은 사구에 손목 골절 'NC 5강 적신호'
[OSEN=이상학 기자] 공 하나에 어쩌면 시즌이 끝날지도 모를 상황에 놓였다. 팀도 개인도 어마어마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4)가 사구에 의해 손목 골절 진단을 받으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NC는 지난 27일 창원 롯데전을 앞두고 내야수 김한별을 1군에 엔트리에 올리면서 박건우를 말소시켰다. 전날(26일) 롯데전에서 두 타석 연속 사구 끝에 손목을 다친 영향으로 시즌 첫 1군 제외가 결정된 것이다.
박건우는 지난 26일 롯데전에서 1회말 상대 선발투수 박세웅의 3구째 시속 146km 직구에 왼쪽 옆구리를 맞고 쓰러졌다. 통증이 있었지만 참고 1루 나가며 경기를 이어간 박건우는 그러나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또 맞았다. 이번에는 오른쪽 손목을 강타당했다.
풀카운트에서 박세웅의 7구째 시속 146km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왔고, 박건우가 배트를 내다 멈추는 과정에서 피할 사이도 없이 오른쪽 손목을 그대로 맞았다. 공에 맞는 순간 쓰러진 뒤 타석에서 벗어난 박건우는 발을 동동 구르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박건우는 CT 촬영 결과 손목 골절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27일에는 서울 소재 영상의학과에서 2차 CT 촬영을 했는데 똑같이 골절 소견이 나와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주말이라 CT 촬영만 했는데 29일 월요일 서울의 정형외과에서 추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크게 심각한 상황이 아니길 바라지만 두 번의 골절 의심 소견이 나온 만큼 장기 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건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중장거리 타자 중 한 명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10경기 이상 출장했다. 튼튼한 몸으로 큰 부상 없이 활약한 꾸준함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올 시즌에도 박건우는 89경기 타율 3할4푼4리(323타수 111안타) 13홈런 53타점 58득점 33볼넷 54삼진 출루율 .409 장타율 .542 OPS .951로 활약하고 있다. 타율 5위로 타격왕도 넘볼 수 있는 페이스다.
최근 10경기에선 타율 2할5푼(32타수 8안타)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슬럼프가 길지 않은 타자라 조만간 타격감을 찾아 올라올 것 같았다. 그러나 이날 같은 투수에게 두 타석 연속 사구를 당한 것도 모자라 손목 골절 진단으로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
박건우에게도 절망적인 일이지만 소속팀 NC도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NC는 앞서 또 다른 주포 손아섭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4일 창원 SSG전에서 2회초 우익수 수비 중 2루수 박민우와 충돌로 쓰러져 교체된 뒤 왼쪽 무릎 후방십자인대 손상이 발견돼 후반기를 앞두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왼쪽 무릎을 고정한 채 재활 치료를 시작하면서 한 달 뒤 재검진을 받기로 했다.
손아섭의 복귀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건우까지 불의의 사구 부상으로 장기 이탈이 염려된다. 후반기 들어 13경기에서 7승6패(승률 .538)로 선전하며 NC, SSG와 공동 5위에 올라있는 NC이지만 주축 타자들의 연이은 부상 악재로 올 시즌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박건우가 빠진 27일 롯데전에서 NC는 타선 침묵 속에 2-9로 패하며 2연승이 끝났다.
그만큼 투수의 공 하나가 무섭다. 야구공 무게는 140g 수준이지만 투수의 힘이 실린 공은 타자에게 ‘흉기’가 될 수 있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타자는 두려움과 싸워야 한다. 헬멧을 쓰고 팔과 다리에 각종 보호대를 착용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공들이 많다. 손목처럼 관절이 약한 부위를 맞으면 속수무책이다.
그렇다고 투수가 타자 몸쪽으로 공을 안 던질 수도 없다. 언제든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야구 종목의 특성이지만 공 하나에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 타자에게는 늘 공포다. 박건우 같은 대체 불가급 중심타자가 다치면 선수층이 얕은 KBO리그 현실상 팀도 언제 치명타를 입을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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