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더위야 물렀거라~”…지상 최대 ‘물싸움’하러 정남진 장흥가자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정남진 장흥물축제 개막 첫날인 27일 오후 중앙로 군청 앞. 비옷과 물총으로 무장한 군민과 관광객들은 남녀 노소 가릴 것 없이 가마솥 같은 폭염을 잊은 채 물싸움에 신이 났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지상 최대의 물싸움'과 거리퍼레이드 '살수대첩' 등은 정남진 장흥 곳곳의 대지를 적셨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세례 때문에 처음엔 주춤하던 관광객과 축제를 주관한 장흥 군수, 군민 등 1만여명은 금방 물에 흠뻑 젖어 신나는 물싸움을 했다. 초반에 쭈뼛대던 참가자들은 한두 차례 물총 세례를 받고 나자 스스럼없이 공격에 나섰다. 일부는 지나가는 행사 차량에 물싸움을 걸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광주에서 온 김정숙(45)씨는 "물싸움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했다.
가마솥 장흥 대지 적셨다…초당 5톤 물세례
이날 가족과 연인, 난생처음 보는 사람 등 서로에게 물바가지와 물총, 분무기 등으로 물세례를 퍼부었다. 아들이 엄마를 향해, 엄마는 아빠에게 물줄기를 쏘아대며 쫓고 쫓기는 동안 하늘에선 살수차가 뿜어내는 물보라가 폭포처럼 떨어져 온몸이 젖었다.
참가자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뛰거나 물싸움에 열중하며 한낮의 무더위를 절로 잊었다. 물대포와 소방차까지 동원되는 거대한 규모의 물놀이는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며 끈적끈적한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함을 선사했다.
역대급 물싸움, 살수대첩…군수·군민·관광객 1차 교전
대한민국 최고의 물축제답게 장흥 물축제 첫날은 지상 최대의 살수대첩, 물풍선 싸움, 다양한 수상 이벤트까지 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났다.
올해 '장흥 물축제'의 서막을 연 것은 게릴라 부대와 물싸움 교전을 벌이는 살수대첩 거리퍼레이드였다. 남녀노소 참가자들은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장흥군민회관을 출발해 중앙로까지 행진했다.
거리 곳곳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여기저기서 물 폭탄이 떨어졌다. 살수대첩 퍼레이드 동안 소방차와 분수·분무기·물총 등을 통해 초당 최대 5톤의 물을 축제장 곳곳에 쏟아냈다. 살수를 맞으면 무병장수한다는 진행자의 현혹(?)하는 말이 솔깃한 듯 물 폭탄을 맞을수록 더욱 즐겁고 신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흠뻑 젖을수록 흥겹다…신나는 탐진강변 '흠뻑쇼'
장흥 탐진강 변에서는 '특별한 전쟁'이 시작됐다. 중앙통에서 한바탕 물 전투를 치른 퍼레이드 행렬은 탐진강변 고수부지에 마련된 축제장으로 이동해 지상 최대의 물싸움에 가세했다. 물싸움의 즐거움을 배가 시켜줄 전국 수(水)태프와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이 함께 즐기는 물 난장은 정남진 장흥물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방에서 정신없이 날아오는 물대포와 물 풍선, 물총과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 댔다. 아빠도 흥에 겨워 아이를 목말 때우고 대열에 뛰어들었다. 비옷을 입은 채 춤에 열중하던 엄마를 향해 짓궂은 물총 세례가 쏟아졌다. 이래저래 신나는 난장이었다. 마치 가수 싸이의 흠뻑쇼를 옮겨 놓은 분위기였다.
풍선을 활용한 '물풍선 싸움'도 압도적 콘텐트다.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빨강·파랑·노랑풍선 20만개가 축제장 곳곳을 날아다니며 '물 폭탄'을 터뜨렸다. 200㎏짜리 드럼통 300개 분량인 60톤의 물이 색색의 장관을 이루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20만개 풍선 '물폭탄' 투하…맨손 물고기잡기 등 '볼거리'
오후 3시에는 대왕장어 잡아보는 체험 행사가 장흥교 일대에서 진행됐다. 물속에서 빠르게 헤엄치는 장어, 잉어, 메기, 송어 등을 잡기 위한 남녀노소 관광객들의 치열한 추격전이 볼만했다. 물고기를 잡으면 잡아서 좋고, 못 잡아도 시원한 물놀이가 됐다. 체험 후 잡은 물고기는 손질 해 포장해 집에 가져가는 덤도 챙겼다.
장흥의 고유 민속놀이인 '고싸움 줄다리기'를 '수중 줄다리기' 등과 함께 체험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뗏목, 수상자전거, 수상 세발자전거, 희망의 줄배, 카누, 워터볼, 바나나보트 등 탐진강을 둥실 떠다니며 여름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갖가지 탈거리들이 즐비하다.
물축제는 밤이 더 뜨겁다. 뜨거운 태양 대신 화려한 조명 아래 신나는 음악까지 더해져 분위기는 한층 더 흥겨워진다. 새로 선보이는 '글로벌 워터월드'와 '장흥 락 페스티벌'은 젊어진 물축제의 모습의 가장 잘 보여줬다.
글로벌 워터월드는 기존 워터락풀파티에 멀티미디어쇼를 접목한 풀파티다. 밤까지 이어지는 물축제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올해는 유진스님, 주주, 푸른, 우리, 뮤즈, 배키 등 유명 DJ가 물축제의 시원한 여름밤 속으로 안내한다. 31일과 8월1일 장흥 물축제 글로벌 워터월드 무대에서 장흥 락 페스티벌이 열린다.
물축제가 주는 시원함과 청량감은 '장흥 편백숲 우드랜드'에서도 느낄 수 있다. 축제 기간 '힐링 페스티벌'과 '숲속 보물찾기', '편백 모기퇴치제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100㏊(100만㎡) 면적에 편백이 우거진 숲속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장흥 우드랜드는 '치유의 숲'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장흥군, '수익'보다 관광객 '집객'에 초점
지상 최대 '물 싸움'인 정남진 장흥물축제는 2020~2024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지정축제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여름축제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물축제에는 매년 50여만 명이 몰린다. 탐진강의 맑은 물, 장흥댐 호수 등 청정수자원을 기반으로 해 '물'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모든 프로그램을 연결 시켰다.
올해로 17회째다. 내달 4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올 수(ALL 水) 좋다-신나는 장흥 물축제'란 슬로건 아래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모든 참여자들이 직접 물속에서 시원한 체험을 즐기는 '참여형 축제'를 전면에 내걸었다. 특히 물대포 사각지대를 없애 모두가 물싸움을 즐길 수 있어 축제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
장흥군이 지역 대표축제로 물축제를 내세우게 된 배경에는 풍부하고 깨끗한 수자원이 있다. 9개 시·군에 식수를 제공하는 장흥댐과 장흥읍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1급수 탐진강, 청정해역 득량만 바다가 지역의 대표적인 수자원이다.
올해는 직접 수익사업 보다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아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초점을 맞춰졌다. 이번 축제는 두 번의 주말이 포함된 만큼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축제는 유니세프 물부족국가와 사회복지기관, 수해복구기금으로 운영 수익금을 기탁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김성 장흥군수는 "물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관광객과 지역민 모두가 주인공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라며 "내달 4일까지 열리는 이번 물축제에서 가슴 뛰는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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