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북러 면전서 "군사협력 규탄"

문재연 2024. 7. 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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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ARF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하고 "비핵화만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지라는 단호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EAS 회원국들이 분명히 발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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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위반 사항"
북한, 미국 비난에 초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 프레스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엔티안(라오스)=뉴시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사실상 면전에 대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셈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북러 군사협력이 "동북아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다. 아세안 10개국과 한미일 3국, 중국, 러시아 등 총 27개국이 함께하고 있다. 이번 ARF에서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 대신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를 참석시켰고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자리했다.

조 장관은 앞서 25일 라오스에 도착해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ARF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하고 "비핵화만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지라는 단호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EAS 회원국들이 분명히 발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차단과 북한인권·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해 EAS와의 단합된 대응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진행한 약식 회동에서도 북러 군사협력 강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엄중한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협력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못 박았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았으며, 준동맹에 준하는 북러 간 조약은 방어적인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는) 전반적으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군사적인 위협적인 움직임에 대해 총체적으로 비판했다"며 "북한도 그와 유사한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ARF를 포함한 다양한 다자·양자 협의 계기에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이 비핵화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세안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이례적으로 일부 국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조 장관은 ARF와 EAS 등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조 장관은 "남중국해 해로의 평화·안정·안전은 한국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항행·상공비행의 자유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 준수 △규칙기반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 등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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