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아시안컵 실패 원인 이강인·손흥민 탓…자유 방임 클린스만은 옹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축구의 시대>를 통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을 이강인과 손흥민의 충돌로 지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회장은 두 선수 간의 갈등을 상세히 언급하며 팀 분위기를 해친 주된 요인으로 꼽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자유방임적 리더십은 옹호해 축구 팬들의 반발을 샀다.
정 회장은 회고록에서 요르단과의 경기 전 벌어진 이강인과 손흥민의 충돌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예민한 일도 발생한 것”이라며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두 선수의 충돌이 팀 전체의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정 회장은 “선수뿐만 아니라 스태프 등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각자의 기분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만 원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클린스만 전 감독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며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다”고 묘사했다. 클린스만의 자유 방임적 태도를 자율로 옹호하면서, 선수들의 갈등 책임을 더욱 부각했다.
온라인 서점 리뷰에는 “아시안컵 탈락이 클린스만 못 따라온 선수들 탓이라고 하고 다시 숨어버린 사람이 축구협회 회장 맞느냐”, “자숙하고 반성해야 할 사람이 뻔뻔하게 이런 에세이로 대답하다니 국민들 조롱하는 것이냐” 등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정 회장의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과 맞물려 협회에 대한 비판을 더욱더 거세게 만든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협회의 리더십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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