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승세대' 상봉모임 참석…"계승의 역사는 더 거룩"
'전승세대 정신' 치켜세우며 새 세대의 계승 필요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로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 71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승세대'로 불리는 참전노병 상봉모임과 뒤따른 기념 행진, 공연에 모두 등장했지만, 대외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하지는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평양체육관에서 진행한 전승세대와의 상봉모임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과 정부, 군부 주요 직책에 오래 몸담아온 전쟁노병들을 만나 따뜻한 인사를 나눴다고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쟁노병들과 주석단에 올랐으나 연설하지는 않았다. 대신 리일환 당 비서가 마이크를 잡고 세 세대가 전승세대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일환은 "조국의 가장 귀중한 명절에 위대한 역사의 창조자, 체현자들과 뜻깊은 상봉모임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 국가와 인민의 자랑이고 새 세대들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광스러운 우리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영예롭게 사수하고 불멸의 영웅정신을 마련해준 1950년대의 조국수호자들은 후세토록 길이 찬양하고 본받아야 할 진정한 애국자, 열렬한 혁명가의 귀감"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오늘의 대축전은 전승을 안아온 세대와 그 승리를 지켜 전쟁 못지않은, 그보다 더 간고했던 년대들을 전설적인 기적과 비약의 년대들로 전환시키며 수호자의 사명을 다함에 용감해온 계승세대가 함께 받들어 올린 영예의 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모임에서는 "전승세대의 위훈과 투쟁전신을 보여주는 편집물"을 상영했는데, 여기에는 "오늘날 그 어떤 강적도 압승할 수 있는 무비의 자위력으로 국권과 국익, 진정한 평화를 수호해나가는 우리 국가의 위상을 과시하는 장면들"도 담겼다.
통신은 이 편집물을 언급하면서 "강대한 이 나라에서 전란의 걱정을 모르고 자란 모든 이에게 전승을 안아온 역사도 위대하지만, 그것을 지키고 억세게 이어온 계승의 역사는 더욱 거룩함을 감명 깊이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 편집물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통신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북한이 "자위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개발해온 핵 프로그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찰위성 등 그간의 국방 성과를 소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편집물 상영에 이어 육군상좌 리은룡과 해군소좌 유경성의 결의 토론이 이어져 "우리 조국의 남쪽 국경선 너머에서 핵 전쟁도발에 발광하고있는 미제와 괴뢰한국군부깡패들에 대한 치솟는 증오를 분출"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27일 저녁에는 평양체육관 광장에서 '조국해방전쟁'(6·25전쟁)시기를 상징하는 기념 행진이 열렸고, 김 위원장은 전쟁노병과 함께 주석단에서 이를 지켜봤다.
현철해·연형묵·박송봉·심창완 등 "열혈 충신"의 초상사진이 행진 진두에 섰고 6·25전쟁에 참전한 근위부대가 배출한 "공화국 영웅들"의 사진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이어 육·해 ·공군이 "반미대결전을 강국조선의 승리로 통쾌하게 결속할 멸적의 기개와 우리 혁명무력의 강대성과 현대성, 영용성을 과시하며" 광장을 활보했다.
행진이 끝나자 공군 비행대가 부챗살 대형으로 광장 상공을 통과했고, 밤하늘에 축포가 터지면서 "격정의 환호성이 하늘땅을 진감했다"고 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밤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경축 공연도 전쟁노병들과 함께 관람했다.
북한이 '전승절' 71주년을 맞아 개최한 행사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비롯한 당, 정, 군 간부들이 참석했고 북한에 주재하는 외교관들도 초대됐다.
6·25전쟁에서 미국에 맞서 싸워 이겼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1973년 정전협정 체결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했고, 1996년에는 국가 명절인 '전승절'로 격상해 기념하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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