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에겐 추억을, 어린이에겐 컴퓨터 역사를"

여름 휴가 시즌 수많은 인파로 북적인 ‘넥슨 컴퓨터 박물관’

'넥슨'이 어느덧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30대 이상 한국 게이머라면 대부분 넥슨 게임을 하나쯤은 거쳐갔을 것이다. 사실상 국민 게임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기자도 온라인 게임은 '바람의 나라'로 시작했다. 당시 정액제 비용이 없어서 홍랑 등 다양한 가이드북의 60시간 쿠폰으로 연명하거나 PC방에서 간간이 즐겼던 추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이어 '크레이지 아케이드'로 넘어갔다. 친구들과 온오프라인에서 내기를 하며 웃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대세 게임이었던 '카트라이더'는 레이싱 게임에 워낙 재능이 없어서 거의 즐기지 않았다.

이후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로 게임 이력을 쌓아갔다. 지금도 여전히 넥슨 게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퍼스트 디센던트' 즐기기에 한창이다.

제주도에는 이런 넥슨 게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넥슨 컴퓨터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지금껏 이어온 넥슨의 발자취는 물론 컴퓨터가 탄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했는지의 역사를 익힐 수 있다.

기자는 메이플스토리 제주 카페를 방문했을 때 겸사겸사 넥슨 컴퓨터 박물관도 들렀다. 참고로 두 공간은 같은 건물이다. 메이플스토리 카페는 지하 1층에 마련돼 있으며, 넥슨 컴퓨터 박물관은 1~3층에 걸쳐 자리잡았다.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평일에도 방문객이 정말 많았다. 대부분 가족이나 커플 단위였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저걸로 어떻게 살았을까 의심이 될 정도로 투박하고 단순한 기계들을 볼 수 있다. 컴퓨터와 주변기기의 기원품들로 크기도 정말 크다. 해당 기계들과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교하면 불과 100년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여기까지 이룩한 문명의 발전 속도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의도치 않게 관람객들의 대화를 슬쩍 엿들었다. 부모들은 과거 자신이 사용했던 컴퓨터, 즐겼던 게임을 자녀들에게 공유하고 자녀들은 신기한듯 구경하고 체험하며 역사를 익혀나갔다. 과거의 추억과 역사 그리고 꿈나무들의 성장이 조화롭게 순환되는 이 공간을 제공한 넥슨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풍경이었다.

2층은 추억의 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락실에서 즐겼던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스노우 브라더스 등을 다시 경험하니까 기자도 추억 속에 흠뻑 빠졌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요즘 흔해졌다. 가족이 하나의 주제로 세대 차이를 줄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 모습을 보며 게임이 얼마나 대단한 문화인지 새삼 깨달았다. 또한 이렇게 좋은 문화를 최근 질병 코드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현실이 어처구니 없었다.

박물관 관람 시간은 체험 제외하고 1시간 정도 소요됐다. 단순히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갖가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라 풍성한 볼거리가 일품이었다. 넥슨 아이디를 인증하면 카트라이더 면허증, 과금력을 확인하는 소소한 재미도 쏠쏠했다.

게다가 핑크빈이 포탈을 타는 콘셉트로 근사하게 꾸며놓은 메이플스토리 카페도 항시 오픈되어 있는 만큼 제주도로 여행을 왔다면 꼭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