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40% 적게 줘도 작물은 쑥쑥…‘슈퍼 흙’ 등장

이정호 기자 2024. 7. 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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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대 연구진, 흙에 ‘하이드로젤’ 첨가
농업으로 인한 담수 부족 해결 기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이 만든 특수 하이드로젤이 섞인 ‘슈퍼 흙’에서 작물이 크고 있다. 물은 40% 적게 먹으면서도 줄기는 두 배 이상 더 잘 자란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 제공

물을 40% 적게 줘도 작물 성장 속도는 오히려 두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슈퍼 흙’이 등장했다. 농사용으로 낭비되는 지구의 담수를 아낄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은 최근 작물에 공급해야 하는 물의 양은 줄이면서도 비료 성분이 오랜 시간 방출될 수 있도록 돕는 흙 첨가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머티리얼스 레터스’에 실렸다.

연구진이 흙에 넣은 첨가제는 특수 처리된 ‘하이드로젤’이다. 하이드로젤은 물 90%로 이뤄진 고분자 물질이다. 주로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성질을 지닌다.

연구진은 하이드로젤이 밤에 공기 중 수증기를 흡수하고, 낮에는 식물 뿌리로 물을 방출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동시에 비료 성분인 칼슘을 하이드로젤에 함유시켰다. 칼슘이 하이드로젤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비료를 자주 안 줘도 되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흙 10g당 하이드로젤 0.1g을 섞었다.

연구진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로젤이 들어간 흙에서 자란 작물은 보통 흙에서 자란 작물보다 물은 40% 덜 먹으면서도 같은 생장 기간에 줄기가 138% 더 길었다. 작물 성장에 딱 맞는 흙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지구에 존재하는 담수의 70%는 농업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는 물론 마실 물도 모자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기술로 물은 물론 비료까지 아끼고 수확량은 늘릴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대규모 관개 시설과 비료 살포의 필요성을 줄여 농민들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조에서 온대 기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곳에서 쓰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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