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이어 대신 보청기를 낀 가수…청각장애인 아이돌 빅오션 [주말엔]

서원철 2024. 7.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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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 화려한 데뷔를 한 아이돌 그룹 빅 오션(Big Ocean)

이들의 귀엔 소리로 박자를 맞추는 인이어(삽입형 이어폰) 대신 청각 보조 장치가 붙어 있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아도 무대 위에서 칼군무를 선보이는 멤버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 "어릴 때 고열을 앓고 청력을 잃었어요."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는 어린 시절 멤버 현진의 모습


어린 나이에 고열로 인해 후천적으로 청력에 손상을 입은 멤버 현진, 찬연.

그리고 선천적으로 청각 장애를 가진 멤버 지석.

멤버들 모두 난청을 겪으며 학창 시절에 쉽게 위축되곤 했습니다.

"친구들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어요."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럽고, 청각 보조 장치를 가리기 위해 머리를 길렀어요."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자신을 더욱 당당하게 드러냅니다.

필담이나 문자를 이용한 소통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무대에서 빛나고 싶었어요.”

대학병원에서 청능사로 일하던 멤버 찬연의 모습


장애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지석은 연예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배우를 꿈꿨습니다.

현진은 청각 장애인의 인식 개선을 돕는 유튜버가 되고, 찬연은 청각 환자들을 돕는 청능사가 되었습니다.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한 이후로 음악 소리가 이쁘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

각자 성인이 된 후 음악에 대한 재능과 흥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

춤을 추고 노래하는 아이돌이 되기로 한 것입니다.

■ "인공와우랑 진동 스마트 워치를 착용해서 박자를 맞춰요."


장애인 예체능 전문 기획사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합니다.

귀가 들리지 않아 음정은커녕 박자도 맞추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좌절하지 않고 한번 끝까지 해보자는 마인드가 가득 찬 것 같아요."

발을 구르는 박자와 스마트 워치의 진동에 맞춰 피나는 연습을 해온 그들.

어떤 음의 소리를 내고 있는지 알려주는 장치와 AI의 도움을 받아 직접 녹음까지 합니다.

결국 정식 음원을 발매하고 무대에서 완벽히 안무를 선보입니다.

■ "팬분들께서 저희들을 위해 비밀리에 데뷔 축하영상을 준비해주셨었어요."

2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드디어 음악 방송 무대에 오른 빅 오션.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서 갑자기 동영상 하나가 재생됩니다.

해외 팬들이 준비한 빅 오션 데뷔 축하 수어 영상

"수어로 사랑합니다, 응원합니다 같은 메시지들이 담겨 있어서 정말 감동받았어요. "

미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의 수어로 자신의 마음을 전한 팬들.

사랑한다, 응원한다는 메시지는 가수와 팬 모두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팬들과 멤버들은 소리 없이 교감하고 있었습니다.

■ "다른 그룹들과 똑같은 아이돌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빅 오션의 곡 ‘BLOW’(블로)의 가사 중 미국 수어를 표현한 안무 (뜻: The sun goes down.)


가수라는 꿈 앞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난관에 부딪혔던 멤버들.

지금은 멈추지 않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멋진 그룹으로 기억된 뒤에 청각장애를 가진 멤버들이구나 하고 자연스레 알게 되셨으면 좋겠어요.”

현진은 작곡까지 계획 중이며, 지석은 무대 위에서 라이브를 소화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합니다.

무한한 잠재력으로 큰 바다처럼 전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빅오션.

이들의 꿈 앞에 장애물은 없습니다.

<빅 오션은 다음 달인 8월 초, 디지털 싱글 신곡 'SLOW'(슬로)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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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철 기자 (1f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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