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바이로이트를 서울로 옮겨놓은 연광철의 바그너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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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오페라의 장인' 베이스 연광철이 28년 전 자신을 세계에 알렸던 독일 바이로이트 무대를 서울에서 재현했다.
소프라노 홍혜경에 이어 예술의전당이 두 번째로 선정한 '보컬 마스터' 연광철은 지난 26일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모차르트와 베르디, 바그너의 오페라 곡들로 성악의 진수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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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바그너 오페라의 장인' 베이스 연광철이 28년 전 자신을 세계에 알렸던 독일 바이로이트 무대를 서울에서 재현했다.
소프라노 홍혜경에 이어 예술의전당이 두 번째로 선정한 '보컬 마스터' 연광철은 지난 26일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모차르트와 베르디, 바그너의 오페라 곡들로 성악의 진수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1부에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 '돈 카를로'로 목을 푼 연광철은 2부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트리스탄과 이졸데', '파르지팔'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는 연광철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1993년 '국제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연광철은 이듬해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오페라의 본토'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까지 10년간 활동하는 동안 연광철의 주요 레퍼토리는 독일의 국민적 영웅 바그너였다.
특히 1996년 세계적인 음악 축제인 독일 바이로이트에 데뷔한 연광철은 이후 바이로이트에서만 바그너의 오페라를 150회 이상 공연하면서 '바그너 오페라의 장인'으로 불렸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수여 받았다.
연광철의 바그너 오페라는 여전히 '명불허전'이었다. 풍성한 저음으로 부른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중 '얘야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와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네가 정말 그랬다는 말인가'는 28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마이크도 없이 2천283석의 오페라하우스를 가득 채운 연광철의 목소리는 단 하나의 음도 이탈하지 않겠다는 결기가 느껴졌다.
공연의 대미는 역시 바그너 최후의 오페라 '파르지팔'이 차지했다. 뛰어난 기사였던 아버지가 전사한 뒤 기사 교육을 받지 못하고 순진한 바보로 자라난 주인공 파르지팔이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는 인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비장한 내용의 오페라다.
연광철은 전 세계 모든 베이스가 독창 무대를 꿈꾸는 '파르지팔' 중 '티투렐, 신앙심 깊은 영웅'과 '그렇지 않다는 게 보이지 않니?'를 불렀다. 무수한 오페라 공연에서 베이스의 주요 배역을 연기한 연광철은 단어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발음하며 완벽한 오페라 연기를 선보였다. 연광철이 비장하게 눈을 감은 채 공연을 마치자 관객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10분 가까이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적지 않은 공연이었다. 회갑을 1년 앞둔 연광철의 목 컨디션을 고려해 공연 중간 연광철의 노래 없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만으로 오페라 서곡이 세 차례 연주됐다. 지휘자 홍석원이 이끈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흠결이 없었지만, 연광철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관객에게는 기다리기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10분이 넘는 오페라 '리엔치'의 서곡 연주 때는 집중력이 떨어진 일부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잡담하거나 핸드폰을 보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또 마지막 '파르지팔' 중 '그렇지 않다는 게 보이지 않니?'에선 오케스트라가 힘 조절에 실패한 듯 연광철의 목소리가 연주 소리에 파묻히는 아쉬운 모습도 연출됐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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