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복원' 옛 전남도청, 내부 전시 콘텐츠 연출·계획 첫 선
'5월 정신 계승·확산, 5·18 현장교육 명소' 방향
서사 소개·민중 참여 조명·미래세대 참여 복안
의견수렴해 오는 9~10월 사이 실시 설계 완료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전지' 옛 전남도청(도청)이 44년 전 모습으로의 원형 복원을 앞둔 가운데 도청 내부에 꾸려질 전시 콘텐츠 구성과 복안이 5·18 단체 관계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추진단)과 5·18 단체 등에 따르면 추진단은 지난 23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중회의실에서 단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 전시설계 및 제작·설치 기본설계 보고'를 가졌다.
지난 2월 28일 도청 전시설계 착수보고회를 연 추진단이 내놓은 첫 번째 가시적인 결과물이다. 추진단은 지난달 30일까지 진행한 10차례 실무협의, 4차례 전시 자문과 미국 뉴욕 911 기념관 답사와 같은 해외사례 등을 담아냈다.
추진단은 도청을 랜드마크 이상의 '마인드마크(Mindmark)'로 삼는다는 기조 아래 도청 내부 전시 콘텐츠를 꾸린다. 도청이 지난 40여 년 동안 가져온 5·18 최후 항전지라는 장소적 의미의 랜드마크를 넘어서 5·18 정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바탕으로 도청을 ▲도청 본관 ▲도경찰국 본관 ▲상무관 ▲도청 별관 ▲도청 회의실·도경 민원실 등 5개로 구획화, 각 주제에 맞는 전시 콘텐츠를 설계했다.
추진단은 먼저 도청 본관과 도경찰국 본관, 상무관의 전시 콘텐츠 구성 방향을 '최후 항전을 기억하는 현장 기념의 장'으로 잡았다. 도청 본관에 설치되는 전시물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5·18 기록을 집대성한다.
본관 내부 서무과·부지사실·상공국장실·기획관리실장실·도지사접견실은 국내·외 언론과 시민 제보로 확보된 사진 자료를 통한 원형 복원이 이뤄진다. 원형 복원이 이뤄지는 공간에서는 마지막 외신 기자회견 등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전시물이 들어선다.
시민군 기동타격대가 결성된 기획관리실장실에서는 당시 기동타격대가 썼던 방석모를 써보는가 하면, 시민군 상황실로 쓰인 1층 서무과에서는 시민군이 이용했던 무전교신을 체험하거나 마지막 가두방송 등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도경찰국 본관은 층별 영상·재현 전시를 바탕으로 항쟁에 투신한 민중을 중점으로 다룬다.
1층에서는 5·18 서사를 다루는 영상으로 개괄을 소개, 2층부터 '오월의 사람들'이라는 주제 아래 당시 민중들을 주목한다.
특히 항쟁 기간 도청을 지킨 사람들부터 청소년 참여자와 여성 참여자, 의료진, 언론, 사회활동가를 조명한다. 안병하 당시 치안감 지휘 아래 계엄 기간 전남경찰과 광주시민의 이야기도 당시 경찰국장실 재현을 통해 풀어낸다.
5·18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됐던 상무관은 의미를 살린 추모 공간으로 계획됐다. 앞마당에 5월 정신을 상징하는 횃불 조형물이 세워진 추모 제단을 설치하는가 하면, 주변으로 5·18 유공자 명단을 각인하는 방법도 고안됐다. 내부에는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진 상무관 내 시신 관리와 추모 과정을 슬라이드 영상으로 보여준다.
도청 별관과 도청 회의실·도경 민원실은 '미래 세대가 만들어 가는 참여와 공감의 장' 주제를 담는다.
도청 회의실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도청 회의실은 5·18 관련 서적이 들어선 열린 1층 도서관을 중심으로 윤상원 열사가 숨진 2층 강당은 공간의 서사가 담긴 영상물과 사망자 표지석 등이 설치된다. 도경 민원실은 특별전시실, 5·18 문화예술 감상 공간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도청 별관은 방문자 센터 등 방문객 편의 제공 시설과 함께 도청 역사를 담은 전시 공간이 들어설 전망이다. 도청의 신축·확장과 함께 지난 17년 동안 이어져 온 원형복원 염원을 담았다.
이밖에 최후 항전 당시 숨진 이들의 사망자 표지석도 도청 곳곳에 설치된다.
5·18 단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전시 복안에 대해 일부 보완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과거 도청에 전시됐던 '열흘간의 나비 떼'와 차별화됐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심미안적 전시 요소에 앞서 5·18 정신 계승에 초점을 뒀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며 "도청이 5·18 현장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전망인 만큼 교육계의 의견도 들어보며 전시 콘텐츠를 구상해야 한다"고도 의견을 제시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첫 구상안인 만큼 복안은 언제든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 등을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 역사성에 반하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구성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5·18 프로그램 구성에 보다 초점을 맞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은 오는 10월까지 내부 전시물 실시 설계를 마치고 전시물 제작·설치 공사에 들어간다. 전시물을 포함한 준공 기한은 오는 2025년 10월 31일까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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