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호로 30년 찍었더니 터졌다… 英가족, 17억원 복권 당첨
영국에서 1994년부터 30년간 같은 번호로만 복권을 산 가족이 마침내 거액에 당첨돼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케임브리지셔주 피터버러에 거주하는 데이비드 콥(67) 가족은 지난달 22일 국립복권 추첨에서 2등에 당첨됐다. 영국 국립복권은 1~59까지의 번호 중 6개 숫자를 모두 맞히면 1등에 당첨되는 게임이다.
당시 회차 복권 1등 당첨 번호는 5, 9, 18, 32, 44, 58으로 콥 가족은 이 중 5개의 번호와 보너스 번호(34번)가 일치하면서 당첨금 100만파운드(약 17억8000만원)를 받게 됐다.
콥 가족이 복권에 당첨된 사연도 눈길을 끌고 있다. 어머니 오드리 콥(87)과 세 자녀 데이비드 콥, 산드라 딕비(66), 캐롤 놉스(55)는 1994년 크리스마스 때 복권 당첨을 위한 가족 모임을 만들었다. 이후 돈을 모아 매주 같은 번호로 복권 한 장을 샀다고 한다.
이들이 30년간 같은 번호를 찍으며 소액에 몇 번 당첨된 적은 있었으나, 100만 파운드의 큰 금액에 당첨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네 명은 25만 파운드씩 나누기로 했다.
2등 당첨 소식을 처음 알게 된 건 데이비드의 아내였다. 그의 아내는 국립복권 앱으로 숫자를 확인한 뒤 데이비드에게 차분하게 “이것 좀 봐”라고 말했다. 당첨을 기대하지 않았던 데이비드가 심드렁하게 대꾸하자, 그의 아내는 “이걸 꼭 봐야 돼”라며 단호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제야 2등 당첨을 확인한 데이비드는 나머지 가족에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데이비드가 “좋은 소식이 있다”고 운을 떼는 순간, 그의 어머니는 “복권에 당첨된거야?”라며 기대를 드러냈다고 한다.
데이비드는 “힘든 시기를 보내며 다시는 자신의 집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여동생 캐롤에게는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했다. 캐롤은 당첨금으로 새 집을 마련하고 산드라는 자동차를 새로 살 계획이다.
데이비드는 “항상 우리가 당첨될 거라고 말해왔고 어떤 의심도 해본 적이 없다”며 “1994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당첨의 기쁨을 가족과 나눌 수 있어 금상첨화”라고 소감을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