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가을야구, 1선발이 불안하다… 위험한 상고하저 그래프, 이범호 믿음과 과제

김태우 기자 2024. 7. 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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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일은 KIA의 가을야구 1선발을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후반기 성적 저하가 더 우려스럽게 보이는 감이 있다. ⓒ곽혜미 기자
▲ 네일은 전반기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4경기에서는 2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9에 머물고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제임스 네일(31·KIA)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5월까지의 압도적인 맛은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기록은 좋은 편이다. 시즌 21경기에서 123⅔이닝을 던지며 9승3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 중이다. 타고 성향이 뚜렷한 시즌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고 150㎞를 웃도는 싱커, 그리고 좌·우 타자 모두에게 위력을 발휘하는 전매특허 스위퍼를 앞세워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만 시즌 흐름에서 상고하저의 느낌이 난다는 것은 조금 불안하다. 선발로 많은 이닝을 던진 경력보다는 불펜에서 많이 뛴 경력이라 여름 이후 체력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전반기 막판부터 투구 내용이 흔들리고 있다.

네일은 전반기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4경기에서는 2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9에 머물고 있다.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번밖에 없었다. 전반기 피안타율은 0.248,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665였던 것에 비해 후반기 피안타율은 0.297, 피OPS는 0.756으로 뚜렷한 상승세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평범한 외국인 투수다.

7월 26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5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으며 5실점(2자책점)했다. 수비 실책이 끼어 있어 5실점 중 자책점은 2점이었지만, 5이닝 동안 8개의 안타(피안타율 0.333)를 맞았다는 것은 그렇게 달갑지 않다. 네일답지 않게 집중타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좌타자에 강한 면모가 있었는데 이날 키움의 좌타 라인에 당했다. 구속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가운데 몰리는 공이 많았다.

네일의 시즌 공헌도를 생각하면 영입은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KIA가 이제 정규시즌만 생각하는 팀은 아니라는 것이다. KIA는 27일 현재 2위 LG에 5경기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남은 경기가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국시리즈 직행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를 생각해야 하고, 그 무대에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력한 1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KIA에서 네일은 그 몫을 해야 할 선수다. 1선발이 흔들리면 시리즈 전체 구상이 꼬일 수밖에 없다. 네일의 현재 투구 내용이 불안한 것은, 정규시즌이 아닌 포스트시즌을 생각해야 하기에 더 그렇다. 여기서 더 안 좋아지면 KIA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일단 이범호 KIA 감독은 되도록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이 감독은 2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로테이션만 잘 돌아줘도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선발 로테이션 자체가 퓨처스에서도 돌릴 수 있는 선발 자원이 없다. 6~7이닝을 던져주면 좋겠지만 제임스(네일)가 부상 없이 선발 자리에서 돌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가을야구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하는 네일의 과제는 휴식을 통한 구위 정상화와 적절한 수비 지원이다. ⓒKIA타이거즈

이어 이 감독은 네일의 경기에 유독 수비 실책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일은 올해 실점과 자책점의 괴리가 유독 큰 선수다. 60실점을 했는데, 이중 3분의1인 20점이 비자책점이었다. 이 감독은 “제임스가 나갔을 때 야수들의 실책이 많이 나오다보니까 거기에 흔들리는 경향도 있다. 아무래도 투심이랑 스위퍼라는 스핀이 많은 공을 던진다. 내야수들에게도 타구 자체가 어려운 스핀으로 오는 공들이 많다. 스핀이 굉장히 많아지면서 잡기 힘든 바운드가 온다는 것 말고는 딱히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휴식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두 명의 선발 투수(이의리 윤영철)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휴식을 챙겨줄 타이밍이 마땅치 않다. “한 번 쉬겠다”고 이야기를 하면 언제든지 배려할 텐데, 아직 네일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게 이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쉬는 것보다는 던지는 것을 훨씬 더 선호한다고 이야기를 한다”면서 “믿고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일단 정규시즌을 1위, 혹은 높은 순위로 마감한다면 네일에게도 충분한 휴식 기간이 주어진다. 시즌 종료까지 몇 경기 안 남기 때문에 집중력도 좋아진다. 더 강한 공을 기대할 만하다. 네일의 구위를 관리함은 물론 적절한 수비에서의 솔루션을 찾는 것이 두 가지 과제다. KIA와 네일이 이 과제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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