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인터뷰]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데 왜 이런 욕을 먹어야 하나..." 백종범이 밝힌 눈물의 이유
[마이데일리 = 인천 최병진 기자] 백종범(FC서울)이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서울은 27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5라운드 ‘경인더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인천과 서울은 지난 5월에 같은 장소에서 12라운드를 치렀다. 당시 서울은 무고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전에 나온 윌리안의 멀티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백종범은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세레머니를 하며 도발을 했다. 이에 인천 팬들은 분노했고 경기장으로 물병을 던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인천은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과 홈경기 응원석 폐쇄 5경기 처분을 받았다. 백종범 또한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700만원의 벌금이 부여됐다.
사건의 중심에 서면서 백종범도 흔들렸다. 일부 인천 팬들은 백종범의 SNS로 욕설을 보내기도 했다. 멘탈적으로 무너지면서 경기 중 실책도 계속됐다.
그럼에도 백종범은 이날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서울의 골문을 지켰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에 “이겨내야 한다. 대표팀에 가면 더 험한 상황도 나온다. 종범이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백종범은 무너지지 않았다. 수비진과 함께 인천의 공격을 막아냈고 무실점에 성공하면서 경인더비 2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백종범은 “너무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점 3점을 챙겨서 만족스럽다”며 “(오늘 경기에 대한) 특별한 감정보다는 그때 사건 이후로 왜 좋아하는 축구를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도 제대로 푹 잔 적이 없고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일단 오늘은 푹 자고 싶다”고 했다.
백종범은 후반전에 인천 서포터스 진영으로 향했고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의미를 전했다. 하지만 인천 응원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나왔다. 백종범은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감독님도 이번주에 계속 멘탈적으로 더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큰 부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종범은 경기 종료와 함께 무릎을 꿇고 감격에 겨웠다. 또한 눈물을 흘리며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백종범은 “나도 모르게 순간 눈물이 났다.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이 났다. 누군가 내 발목을 잡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 중에 (강)상우형이 절대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 또한 경기를 준비하면서 친구들이나 동생들은 장난을 치면서 풀어줬고 형들이나 외국인 선수들도 괜찮고 이겨내면 된다고 해줬다. 많은 도움이 됐다. 오늘도 동료들이 너무 잘해줘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시즌 내내 반복된 골문의 불안함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의 골키퍼 강현무와 이태석의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경쟁자가 생긴 상황에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도 온다. 이제는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저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백종범은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백종범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홈 경기장인 것처럼 응원을 해주셨다. 그래서 멘탈적으로 무너지지 않았던 것 같다. 팬분들이 없었다면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순위도 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파이널A 진입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최대한 높이 올라가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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