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늘리는 알테쉬, 새 과제는 ‘脫티메프족 잡기’? [티메프 후폭풍]
이용자·판매자 흡수 가능성
티메프 인력 이동 가능성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장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티몬·위메프의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 빈자리를 중국 이커머스가 메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동일 한국유통학회 회장(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의 공백이 생기면 경쟁사들이 빠르게 그 빈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며 “티몬·위메프 사태로 중국 이커머스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먼저 이용자의 대규모 이동이 예상된다. 큐텐그룹 산하의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 위시플러스 이용자까지 합치면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는 소비자만 900만명에 달한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는 할인행사·공동 구매로 저가 전략을 펼치며 고객과 점유율을 확장했다”면서 “이는 현재 초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와 같은 방식이며, 티몬과 위메프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중국 이커머스의 방향성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큐텐그룹에 산하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던 판매자도 마찬가지다. 정산 지연으로 줄도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업을 지속하려는 이들은 더 안정적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번 정산 지연 사태와 연관된 판매자만 6만명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국내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에서 유동성 문제로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작다. 알리바바의 시가 총액은 253조원, 테무의 모기업 핀둬둬의 시가 총액은 395조원이 넘는다.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에서 펼칠 수 있는 새로운 틈새도 생겼다. 시장 장악을 위한 전략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간 티몬이 강점을 보였던 여행 상품과 공연 시장에 중국 이커머스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국내 여행 공연·티켓 시장에 진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지만, 알리바바가 ‘플리기(Fliggy)’라는 여행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티몬·위메프가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중국 이커머스가 모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까지 퇴직한 직원이나 앞으로 이탈할 인력들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실제 쿠팡을 제외한 국내 이커머스 대부분은 현재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채용 인력을 줄이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인력의 유출도 꾸준하다. SSG닷컴과 11번가 모두 올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반면, 중국 이커머스는 여전히 국내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국내 진출 초기 이어진 유해성 논란과 개인정보유출 문제가 제도 보완 약속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도 지나칠 수 없다. 지난 4월 이후 두 달 연속 감소했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6월 다시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를 시작으로 정부의 제재가 시작됐다. 전저상가래법 위반의 의혹과 관련한 결과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제재만 하기는 쉽지 않다. 알리바바닷컴 등 중국 플랫폼을 통한 국내 산업과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효과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알리바바닷컴은 최근 기업 간 거래 플랫폼인 한국파빌리온을 출시를 알리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 상품을 유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패션플랫폼 에이블리는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원대의 투자를 제안받았고, 국내 명품 플랫폼 발란 역시 알리바바로부터 수백억원대의 투자 제안을 검토 중이다. 자본이 부족해 성장성이 막힌 업체 입장에서 성장 가능성만 보고 투자를 하겠다는 중국 플랫폼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단순히 상품 판매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이라며 “투자한 기업을 통해 금융이나 광고, 물류 등 여러 사업으로 확장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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