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편중 심해질수도”…이커머스 ‘지각변동’ [티메프 후폭풍]
11번가·G마켓·SSG닷컴 등 적자 지속…경영 환경 어려워
업계·전문가 “안정적인 쿠팡·네이버 양강 체제 견고해질듯”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가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다른 업체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정산과 환불 지연 문제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생태계 재편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체제가 더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모두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자본금을 까먹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작년 기준 위메프의 자본총계는 -2441억원이었다. 티몬은 작년 감사보고서를 3개월 넘게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22년 기준 자본총계는 -6386억원이었다. 지난해는 이보다 더 좋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경쟁사 중에서 자본잠식 상태인 곳은 없다. 작년 말 기준 11번가의 자본은 122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G마켓과 SSG닷컴의 자본총계는 각각 2293억원, 1조4371억원이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어렵다. 티몬·위메프처럼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11번가의 경우 지난해 13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G마켓은 2022년 452억원, 지난해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SG닷컴도 2022년 1230억원, 지난해 10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률도 모두 악화했다.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11번가는 2013년(SK플래닛 자회사 커머스플래닛 기준) 1.21%에서 지난해 -14.53%로 감소했다. G마켓도 같은 기간 7.2%에서 -2.68%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SSG닷컴 역시 2018년 12.79%에서 지난해 -6.56%로 추락했다.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 11번가는 SK스퀘어의 품을 벗어나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 희망퇴직을 비롯해 본사 이전 등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SSG닷컴과 G마켓의 수장을 교체했다. SSG닷컴은 출범 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커머스의 안정성과 신뢰도가 주요 평가 지표로 떠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에서 쿠팡과 네이버은 각각 24.5%, 23.3%를 기록했다. 둘을 합치면 과반에 달한다. 나머지 업체들은 각각 10%에 못 미치는 점유율을 보였다.
종함몰을 기준으로 보면 쿠팡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 앱 순위 1위는 쿠팡(3129만명)이었다. 2위와 3위는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837만명)와 테무(823만명)가 차지했다. 그 뒤로 11번가(712만명), G마켓(497만명), 티몬(437만명), 위메프(432만명) 순이었다. 판매자들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수혜는 네이버가 볼 것”이라며 “현재 티몬과 위메프의 7조원 규모의 연간 거래액 중 2조5000억원 이상이 네이버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쿠팡도 마찬가지다. 특히 8월 유료멤버십 회비 인상에 따른 ‘탈팡족(쿠팡에서 떠나는 이용자)’이 감소하고, 더 나아가 신규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비 인상 이후 얼마나 가입자가 떠날지가 관건”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의 신뢰도가 더 중요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자나 소비자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쿠팡에 몰리며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을 할 때 플랫폼의 신뢰도와 재정적인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경영 상황이 탄탄한 쿠팡이나 네이버, 또는 중국계 이커머스로 소비처를 바꾸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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