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 다가 아니다, 생산자도 만족시키는 IT①[테크트렌드]

2024. 7. 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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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받는 보상이란 무엇일까. 승진일까, 연봉일까, 보너스일까. 다 맞다. 하지만 다른 보상도 있다. 일에 대한 나의 지식이 늘고, 일처리 하는 나의 역량이 늘고, 주위에 쌓여가는 평판이 생긴다는 무형의 보상도 있다. 

모든 회사가 고객 만족을 부르짖는다. 많은 IT 솔루션이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려 새로운 기능을 개발한다. 고객만 만족하면 될까? 회사의 제품 생산자, 솔루션개발자들의 만족은? 이 사람들도 만족스러운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해야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선구안을 가진 회사들은 자사의 생산자들을 위한 IT 환경, 제반 기술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생산자들은 일에 대한 나의 지식이 늘고, 일처리 하는 나의 역량이 늘고, 주위에 쌓여가는 평판이 생긴다는 무형의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더 좋은 제품과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면 회사의 매출이 올라간다. 생산자들의 연봉도 같이 올라간다. 이렇게 긍정의 선순환 사이클이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시스코는 인터넷 통신 장비를 개발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고 자체 제조 시설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아는 폭스콘 같은 외주 업체와 협업한다. 시스코 전체 주문 중 80% 이상이 시스코를 직접 거치지 않고 이런 외주 업체의 생산을 통해 고객에게 닿는다. 시스코는 자사 제품 품질 관리를 어떻게 할까.

원격 품질 관리법(Auto Test)을 개발했다.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시스코 제품 생산이 끝나면 폭스콘은 이 제품을 별도의 테스트 룸에 넣는다. 그리고 시스코 품질 관리 시스템에 연결한다. 어떻게 연결될까. 각자 중국, 미국에 있는데? 폭스콘과 시스코가 테스트 룸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시스코의 여러 제품별로 그에 맞는 테스트 프로그램이 지정된 시간 동안 수행된다. 테스트 범위, 목표, 방법, 제한 조건이 제품별로 상세히 세팅되어 있다. 이상이 발견되면 루트코즈를 분석하고 개선한다. 폭스콘과 시스코가 중국과 미국 8000km 떨어진 곳에서 실시간으로 네트워크 안에서 공장과 품질을 관리한다.

테스트 결과는 시스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제품의 품질 상태, 특성, 결과, 이상 점, 조치한 부분, 조치한 이후 결과 모두 시스코가 직접 볼 수 있고 관리할 수 있고 소유한다. 시스코의 품질관리자는 회사가 제공해주는 인프라를 통해 원격으로 본인 제품의 문제를 체크할 수 있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시스코의 제품 생산자, 품질관리자에게 제품 지식과 에러 대응 노하우가 쌓인다. 

그리고 제품의 상세한 빅데이터가 관련 외주 회사나 유통사, 마케팅사가 아닌 원소유 회사인 시스코에 직접 쌓인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이런 사용자 빅데이터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제품의 특성, 이상이 발견된 루트코즈, 자주 재발되는 포인트, 개선한 방법, 이 모든 것이 제품을 향상시킬 원천 정보이기 때문이다. 

양질의 빅데이터를 가진 시스코는 앞으로 더 고객 취향 적중률이 높은 양질의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자양분을 소유한 셈이다.

이번에는 미국의 리프트도 살펴보자. 리프트는 사용자인 탑승자 고객만 생각하지 않는다. 리프트는 자사의 운전자를 어떻게 보호하고 도울까.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것이 어떻게 리프트의 수익에 기여할까.

우선, 미국 리프트 운전자들은 리프트 운전자 앱에 본인들이 원하는 경로, 날짜, 시간, 방식을 입력한다. 리프트 앱은 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운전자별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보를 빠르게 제공한다. 운전자별로 조건이 다르므로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도 다르다. 선호하는 경로, 날짜, 시간, 방식이 긱워커인 운전자별로 다르니 앱은 무슨 요일, 몇 시, 어디로 운행하러 가는 게 좋을지 알려준다. 이 답은 각 운전자별로 당연히 다르다. 

지역별 대기시간도 알려준다. 지금 어느 지역은 1분, 어느 지역은 10분이 걸린다는 것까지 알려준다. 고속버스터미널이나 공항 근처처럼 사람이 몰리는 곳이면 지역이나 시간대별로 승객이 얼마나 오고 가는지도 알려준다. 운전자들이 최선의 판단을 하게 도와준다. 리프트 앱은 반경 얼마 내에서 이동하는 승객만 받을 수 있게 영역을 지정할 수도 있다. 

긱워커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운전하기 때문에 멀리 갈 수 없을 때도 많으니까 말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잠깐 활동하고 빠르게 회사나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긱워커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마지막 운행을 하고 집으로 갈 때는 방향이 같은 승객만 받을 수 있다. 최종 목적지 도착하고 싶은 시간도 설정하면 그 시간 안에 운행을 마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승객 콜만 배정해준다. 누가? 앱이. 사전에 입력된 운전자의 운행조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런 편리한 인프라는 회사의 생산자, 즉 이 경우 리프트 운전자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다. 당연히 이 좋은 환경에서 최선의 수익을 낸 운전자들은 계속해서 리프트의 운전자가 되려 할 것이며 최선의 수익은 리프트에 최고의 매출 이익을 자연스럽게 보장해준다. 궁극적으로 이 긍정의 선순환 과정에서 양질의 교통 정보, 운행 정보 빅데이터가 쌓일 테고 그 빅데이터는 점점 더 적중률 높은 의사결정을 하게 해준다. 생산자와 고객 양쪽을 동시 만족시키는. 

고객 만족만 바라보지 않고 내 회사의 생산자들의 만족도 신경 쓰자. 그만한 가치가 있다.

리스크 테이킹하라. 실패를 없앨 확률을 끝까지, 악착같이 더 줄여보는 게 리스크 테이킹이다. 성공의 승률을 0.001%라도 높이려고 매달리는 것이 리스크 테이킹이다. 도전, 모험, 시도만 리스크 테이킹이 아니다. 

<고객만 다가 아니다, 생산자도 만족시키는 IT②편에서 계속>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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