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재활센터 1년…"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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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혜영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충청권 중독재활센터장은 지난 20일 센터 개소 1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마약류 사용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매우 크고, 미래에 대해 불확실성으로 청소년 당사자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 마약류 중독재활센터(함께 한걸음센터)로 대전에 문을 연 해당 센터는 조건부 기소유예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미술·음악 치료, 인간관계 훈련, 가족 상담 등 마약류 예방·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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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인력 양성 방안 구체화…웹툰 등 프로그램 다양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마약을 경험한 청소년들이 여느 청소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오랜 시간 '라포'(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맹혜영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충청권 중독재활센터장은 지난 20일 센터 개소 1년을 맞아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마약류 사용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매우 크고, 미래에 대해 불확실성으로 청소년 당사자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 마약류 중독재활센터(함께 한걸음센터)로 대전에 문을 연 해당 센터는 조건부 기소유예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미술·음악 치료, 인간관계 훈련, 가족 상담 등 마약류 예방·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청소년 마약 사범은 급증하고 있다.
대검찰청이 발간하는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하 마약사범은 전년(481명)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천477명으로,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었다.
이는 텔레그램·다크웹 등을 통해 청소년이 쉽게 불법 마약을 접하고, '살 빼는 약', '공부 잘하는 약' 등 잘못된 정보가 의료용 마약류 처방 증가를 유발해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정부가 마약류 예방·치료·재활을 아우르는 인프라 확충에 나선 가운데, 마약 사범에 대한 낙인 효과,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청소년들이 센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대전 센터가 소년원, 청소년 보호치료시설, 학교 등을 방문하며 청소년 마약 중독 대상자를 발굴하고, 유관 기관, 치료 병원과의 연계에 집중하는 이유다.
맹 센터장은 "대전 센터는 '찾아가는 마약류 오남용 예방·중독 상담'을 통해 센터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소년원, 소년 보호치료시설, 유관 기관 등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대전 센터가 해당 방식으로 상담을 진행한 건수는 총 221건으로, 서울(33건), 부산(42건) 센터보다 훨씬 많다.
이 중 200건이 소년원 등 청소년 시설을 방문해 상담한 사례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맹 센터장은 마약류 중독 청소년이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을 목격하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학업을 마치고 미래를 계획하는 친구가 있다"며 "가정 내 불화가 있던 다른 친구는 가족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가족 관계를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맹 센터장은 "청소년 마약류 문제는 학업, 대인관계, 가족 문제를 아우르는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함께 한걸음센터'는 전국에 총 14곳이 신규 설립된다. 이미 경기·강원·충남·경북 등 7곳은 설치가 완료돼 운영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 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양성 방안과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국내 마약류 중독 재활 전문 인력은 외국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며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하드웨어(인프라)와 함께 숏폼(짧은 영상)·웹툰 등을 활용한 소프트웨어(구체적 프로그램)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마약류 중독재활센터가 전국에 설립되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야 한다"며 "여름 방학 학교 같은 형태로 청소년들이 마약 예방 교육과 야외·서클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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