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62] 왜 올림픽에선 ‘횃불(Torch)’을 ‘성화(聖火)’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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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마침내 타올랐다.
27일 파리에서 막을 올린 개회식에서 프랑스의 유도 선수 테디 리네르와 은퇴한 육상 선수 마리 조제 페레크가 거대한 열기구 아래에 불을 붙여 올림픽 성화를 밝혔다.
다만 파리에서 올림픽 성화가 타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 성화는 영어로 'Olympic Torch'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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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성화 최종 점화 페레크(왼쪽)와 리네르 [AFP=연합뉴스] |
올림픽 성화는 영어로 ‘Olympic Torch’라고 말한다. ‘Olympic’은 고대 올림픽이 열렸던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유래된 말이다. 기원전 776년 처음 열렸다고 추정되는 고대 올림픽은 그리스 올림피아 신전에 불을 피워놓은 상태로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신에게서 불을 훔쳐 인류에 선물했다’는 그리스 신화 프로메테우스를 기린다는 취지였다.
‘Torch’는 라틴어 ‘Torqua’가 어원이며, 고대 프랑스어 ‘’Torche’를 거쳐 중세 영어로 차용됐다. ‘Torch’를 그냥 ‘횃불’이 아니라 ‘성화(聖火)’라고 번역한 것은 일본에 의해서였다. 성화라는 말은 ‘성스러울 성(聖)’과 ‘불 화(火)’가 합해진 일본식 한자어로 성스러운 불이라는 뜻이다. 영어 원어인 ‘Torch’에는 성스럽다는 의미인 ‘Holy’라는 뜻이 없지만 올림픽을 신성시한다는 의미에서 성화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이다.
일본 언론에선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과 1932년 LA올림픽에선 올림픽에서 불을 밝히는 성화를 그냥 ‘불 화(火)’자를 써서 ‘올림픽 불(オリムピツクかゞり火)’이라고 표기했다. 하지만 1936년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올림픽 때 그리스 아테네로부터 시작해 베를린까지 성화 봉송 릴레이가 처음 시작된 전후 ‘성화’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일본 유력지 아사히 신문은 같은 해 2월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애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오림피츠쿠토치의 성화와 산포대의 축포(オリムピツクトーチの聖火と山砲隊の祝砲)’라는 제목으로 사진 설명을 달았다.
우리나라 언론도 일본 강점기의 영향으로 1930년대부터 성화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32년 8월17일자 ‘마라손塔(탑)안의聖火(성화) 끄치자完全閉會(완전폐회)’ 기사는 1932년 LA올림픽 폐막기사에서 ‘성화’라는 말을 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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